▲ 엄상용- 한국이벤트산업협동조합 이사장·한림대 국제대학원 겸임교수

협동조합의 기본은 ‘협동정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협동조합들의 경우 협동을 잘 하고 있냐는 자문을 해본다면 어떨까?

아마도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조합이 그리 많지는 않을 듯하다. 협동조합을 실천하는 중소기업협동조합에 ‘ 협동’이 부족한 것이다.

최근 우리 주변에서는 융합이니 통섭이니 하는 단어를 자주 듣게 된다. 아마도 협동을 다른 단어로 표현한다면 최대한 유사하게 표현할 수 있는 단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중소기업협동조합이 협동을 할 수 있는 핵심키워드가 바로 이업종 조합 간의 ‘융합’이나 ‘통섭’이다.

김치절임조합이 있다. 김치에는 배추도 들어가지만 소금이 필수다. 죽염이든 소금이든 조합 간의 거래를 할 수 있다.

조합이든 회사든 자동차를 많이 갖고 있다. 자동차가 고장이 나든 검사를 받든 자동차정비업조합이 있다.

설날과 추석 등 명절에는 거래처나 개인 간에 선물을 주고 받는다. 제빵조합도 있고, 슈퍼마켓 조합도 있다. 회사에서는 가구나 문구가 필요하다. 멀리 갈 필요 없이 문구조합이나 가구조합에 연락하면 바로 구매가 가능하다.

회사나 행사에서 팜플렛이나 인쇄물이 필요하다고 치자. 바로 인쇄조합도 있다. 애경사에 필요하다면 화훼조합, 행사대행이 필요하면 이벤트조합 등등.

중소기업중앙회에는 630여개의 정회원 조합이 있으니 못할게 뭐가 있겠나하는 생각이 든다. 의류, 정보통신, 컴퓨터, 의류, 장신구, 보석 등 대한민국의 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협동조합이 죄다 모여 있는 곳이 바로 중소기업중앙회다.

협동조합 간의 구매를 통한 협업 활성화는 이미 이뤄지고 있다. 중기중앙회 서울지역본부는 서울지역 협동조합의 기능활성화를 위해 서울특별시와의 협력을 통해 ‘협동조합 간 협업촉진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 사업은 협동조합 간 물품(용역) 거래 시 거래금액의 10%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지난해 서울지역 및 전국조합, 연합회 등 27개 조합과 14억여원의 거래를 유도하는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중소기업들과 협동조합들에게는 정부와 공공기관의 공공구매가 판로확보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개별적으로 민간기업도 거래하고 있지만 공공구매 물량이 워낙 크다보니 공공구매에 대한 관심이 무척 크다.

그러나 당장은 미미하겠지만 이업종 협동조합  간의 거래를 늘리다보면, 아마도 민수 시장의 규모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협동’은 어렵지 않다. 그리고 멀리 있는 것도 아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조합의 이사장들이 각성해야한다. 우선 그들이 영업 선두에 서야한다. 그 동안 껄끄러웠던 타 조합의 이사장이 있다면 우선 내가 먼저 풀어야 한다. 그리고 업종이 어떻든 간에 조합들끼리 서로 협력과 협동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이 우선돼야 한다.

당장은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결과물이 그리 크지는 않을 것이다. 협동조합 활성화 3개년에 계획과 함께 가랑비에 옷이 젖듯 아주 서서히 하다보면 협동조합 정신을 더욱 굳건하게 하는 단초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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