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챔프 스토리] 아이디스

대학교수를 꿈꾸던 카이스트의 한 대학원생은 우연히 방문한 실리콘밸리에서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던 기업가로 진로를 바꾸게 된다.

“1995년에 지도교수의 권유로 실리콘밸리에서 6개월 간 인턴 생활을 하게 됐습니다. 그곳에서 새로운 세상을 봤죠. 수백 수천개의 작지만 강한 중소기업들이 기술력 하나로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엔지니어가 대기업에 취직하거나 교수가 되는 길만이 최선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 거죠. 기술을 가지고 세계적인 기업을 만들고 싶다는 새로운 꿈을 갖게 됐습니다.”

한국에 돌아온 김영달 아이다스 대표는 그와 뜻을 같이 하는 두명의 친구와 함께 회사를 창업하기로 했다. 1997년 9월 창업한 아이디스는 1년여의 연구개발 끝에 첫 제품인 ‘IDR1016’을 출시했다.

비디오테이프 녹화 방식이던 VCR(Video Cassette Recorder)에서 하드 디스크 저장 방식인 DVR(Digital Video Recorder)로 혁신이 이뤄진 것이다. 이전에는 1초에 4장만 저장할 수 있었던 것이 16장까지 가능해졌고, 최대 16대의 카메라를 연결할 수 있게 됐다. 당시로서는 최첨단 장비였다.

제품이 출시되자마자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삼성전자, 삼성테크윈, 하이트론, 에스원 등의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지멘스, ADT 등 세계 1, 2위 기업에서 앞다퉈 아이디스 제품을 사갔다.

운용체제까지 생산하는 통합 솔루션
DVR 제조업체로 시작한 아이디스는 끊임없는 기술 개발을 통해 보안 장비 산업의 발전을 이끌어나갔다. DVR 제품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자 아이디스는 경쟁사들보다 앞서 IP(Internet Protocol) 카메라 개발에 착수했다.

DVR, 즉 녹화 장치는 디지털로 바꿨만, 카메라는 여전히 아날로그용이어서 화질이 떨어지는 등 단점이 많았다.

아이디스는 IP 카메라가 보낸 자료를 디지털로 저장하는 방식인 NVR(Network Video Recorder)이라는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또 한번 혁신을 이뤄냈다.

NVR은 네트워크처럼 하나의 케이블로 연결되는 녹화 저장방식으로, 아무리 카메라가 멀리 있어도 영상에 혼선이 일어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카메라 개수 또한 무한정 설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이디스의 IP 카메라는 UHD(Ultra High Definition)급의 해상도로 마치 방송이나 영화를 보듯 선명한 화질을 자랑한다.

아이디스의 가장 큰 경쟁력은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운용 체제까지도 생산하는 통합 솔루션 기업이라는 데 있다. 영상 보안 장비는 크게 세가지로 구성된다. 영상을 촬영하는 카메라, NVR이라는 녹화 저장 장치, 그리고 그것을 중앙에서 관리하는 VMS(Video Manage-ment System)라는 소프트웨어가 그것이다.

그런데 이 세가지를 다 할 수 있는 회사가 세계적으로 몇개 안 된다. 세계 1,2위를 다투는 기업도 어떤 기업은 IP 카메라만 잘 만들고, 어떤 기업은 VMS만 잘한다. 아이디스는 세가지가 모두 가능할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의 완성도나 경쟁력 면에서 최고의 수준을 자랑한다.

아이디스가 세계 최고의 통합 솔루션 보안 업체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다른데 돌아보지 않고 오로지 DVR이라는 한길만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승승가도를 달리는 기업이기에 중간에 이런저런 유혹도 많았지만, ‘기술로 세계적인 기업을 만들겠다’는 목표가 분명했기에 중심을 지켜나갈 수 있었다.

아이디스가 초창기에 자체 브랜드로 시장에 진출하지 않고 ODM(제조업자 개발 생산) 방식을 택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기술은 있었지만 경영 지식이 전혀 없는 엔지니어들이 마케팅을 하고 판로를 개척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러한 판단은 주효했다. 제품을 잘 팔 수 있는 회사들과 파트너십을 이뤄 판매를 맡기고, 그들은 기술 개발에만 집중함으로써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월드챔프와 함께 미국 시장 진출
아이디스는 2013년 영국 법인을 시작으로 2015년에 미국 법인과 두바이 지사를 차례로 설립하며 자체 브랜드를 가지고 세계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현재 세계 5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는 아이디스는 기업을 시작할 때부터 세계 시장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창업 이듬해인 1998년부터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20여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해외에서 탄탄하게 입지를 다져온 것이다.

또 한번의 도약을 위해 출발선상에 섰을 때 코트라 월드챔프 사업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을 만났다.

아이디스는 월드챔프 사업을 통해 북미 지역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은 아이다스는 지속적인 CSR 활동도 벌여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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