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리더스 강연-송호근 서울대학교 교수

▲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가 ‘원칙과 현실의 충돌을 풀려면’이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우리 사회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통찰을 보여주는 칼럼(중앙일보 ‘송호근 칼럼’)으로 유명한 송호근 서울대학교 교수가 ‘원칙과 현실의 충돌을 풀려면’이라는 주제로 △대·중소기업 노동자들이 처해있는 현실과 대기업 강성노조의 문제점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인상 등 현실과 원칙의 충돌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다.

송 교수는 “원청·하청 관계와 강성노조, 임금 상위 근로자의 임금동결 등 구조개혁을 위해 사회협약이 필요하다”며 “정부는 부문별·업종별 상황을 파악해 전격 시행해야 할 부문과 단계적 시행해야 할 부분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강연에서 송 교수는 현대차의 성공스토리를 다룬 <가보지 않은 길>이란 책을 소개하면서 강성노조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가보지 않은 길>은 지난 수년 간 조선업 불황을 거치며 내파된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현대차그룹 등 지난 세월 산업화의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대기업의 흥망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보고 분석한 내용을 담았다.

그의 책에서는 생산현장의 노조원 가운데는 스마트폰과 드라마 음악 게임을 즐기는 경우가 많다고 폭로하고 있다. 노조원간에 서로 담합해서 옆 동료의 몫까지 4시간 뛰고 4시간 쉬는 사례가 많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송 교수는 “자동차, 철강, 조선 부문 대기업의 강성노조는 자본을 밀어붙여서 기득권을 따내고 선을 그었다”면서 “선 밖에 있는 협력사의 노동자와 고용주를 배제하고 그 자신들끼리 이익을 독점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근로시간 52시간으로 단축하고 최저임금을 1만원선까지 인상하려는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대해 송 교수는 “이 모든 정책의 최전선에서 부담을 짊어지는 분들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라며 이들에게 일자리 정책의 사회적 비용이 일거에 전가되는 것에 대해 “정당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송 교수는 특히 “무엇이든 한꺼번에 해결하려고 밀어붙이면 부작용이 따르게  된다”면서 근로시간 단축 및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중소기업계의 단계적 접근방안에 공감을 표시했다.

송 교수는 세계 최고의 조선 산업도시인 울산과 거제는 불평등의 노동 피라미드로 돼 있어 상위 60%의 직영 노동자와 하위 40%의 하도급 노동자로 구성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평소 정규직 임금의 70%를 받으면서 같은 일을 하는 하청 노동자들은 경제위기와 조선업 불황이 왔을 때 가장 먼저 해고되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연봉 1억원씩 받는 대기업 노동자들은 자신의 임금을 줄여서라도 해고되는 하청업체 사람을 붙잡아야 한다”면서 “이 부담을 협력사 고용주와 노동자에게 떠넘기면 협력 중소기업들은 다 죽는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비판은 기득권을 가진 노동자들이 기득권에서 배제된 노동자들과 연대해야 장기불황을 헤쳐 나갈 수 있다는 그의 평소 지론에 따른 것이다.

한편 송 교수는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면, 정부가 일자리를 지키고, 노동이 노사·노노 연대를 통해 일자리를 나누는 것이 ‘진정한 일자리 정치’라고 생각한다”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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