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이슈]KT&G의 신사업

KT&G하면, 담배와 홍삼을 제조 판매하는 일에만 몰두할 거 같지만, 1980년 후반부터 다양한 사업구조를 갖추려고 노력중입니다. 사실 신사업에 대한 도전은 자의반 타의반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KT&G는 담배와 인삼을 독점하는 전매사업을 해오다가 1989년엔 담배 독점 체제가 무너지고, 경쟁체제의 전환기를 맞습니다.

홍삼 사업의 경우에도 1999년 자회사인 한국인삼공사에 넘기게 되죠. 여전히 담배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인 KT&G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러나 담배 사업만으로 지속성장할 수 있는 게 아니겠죠. 민간기업처럼 신성장동력을 물색하고 자신의 미래 먹거리를 걱정해야할 처지입니다.

그 뒤로 KT&G는 정말 다양한 사업 분야에 문을 두들겨 왔지요. 현재 코스닥 대장주(시총 14조1000억원)이자 바이오 의약 분야의 선두주자인 셀트리온을 미국의 백스젠(Vaxgen)이란 업체와 함께 2002년에 설립한 장본인이 바로 KT&G였습니다.

이후에도 뷰티와 신약개발 분야에서 인수합병과 자회사를 출범시키며 ‘건강을 만드는 기업’의 이미지를 구축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담배와 건강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쫓고 있다는 것도 모순적이긴 합니다만, KT&G는 혁신적인 사업아이템을 늘상 갈구하고 있습니다.

부동산과 같은 안정적인 수익사업에선 어떻게 할까요. KT&G는 각종 부동산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일단 담배 사업 자체가 자금여력을 충분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에 부동산 사업의 접근성이 확대됩니다. 2002년 KT&G는 정관을 뜯어 고쳐 부동산업, 임대업, 주택사업 등을 추가합니다.

2003년부터 충분한 현금을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뛰어든 거죠. 처음에는 회사가 보유한 유휴 부지를 대상으로 오피스와 비즈니스 호텔을 개발했습니다.

KT&G의 유휴부지는 과거 정부가 담배 사업을 할 때 전국에 확보했던 기지창(정부의 보급품을 조달, 비축, 분배하는 시설)들이 그 뿌리입니다. 알짜배기 땅들이 수두룩하니 건물을 세우는 건 일도 아니겠죠. 

KT&G가 보유한 부동산 중 고층빌딩으로는 대치타워, 서대문타워, 코스모수원빌딩, 분당센트럴타워 등이 있습니다. 여기서 벌어들이는 임대수익도 상당합니다. 거기다가 리츠(부동산투자회사) 투자라고 해서 매입하지 않고 개발과 관리만 하는 사업도 합니다. 과천 코오롱타워, 호텔스카이파크 명동2호점, 호텔 스카이파크 센트럴 명동점, 티마크호텔 명동, 강남구 스타빌딩 등이 대표적이죠.

대전, 전주, 수원에는 아파트도 올렸습니다. 세종시에는 쇼핑센터, 오피스 건물, 오피스텔을 짓고 있고요. 근래에는 기업형임대주택(뉴스테이)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뉴스테이 사업의 부지로 KT&G의 유휴부지가 사용될 공산이 큽니다. 서울북부지사인 도봉구 쌍문동 자리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2015년 한발 또 나아가 상상스테이라는 KT&G의 호텔·리조트 사업 전문 브랜드를 세웁니다. KT&G가 전액 자본출자로 호텔 운영법인을 만든 거죠. 현재 세계적인 호텔 체인기업인 메리어트와 합작해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남대문을 운영 중입니다. 이쯤 되면 KT&G도 어엿한 부동산 기업 같아 보입니다.

- 글 : 장은정 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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