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상대로 한 경상수지 흑자폭이 4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상품 수지 흑자폭이 줄어들고 서비스 수지 적자폭이 늘어나 역대 최대를 기록한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16년 중 지역별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가 서비스 수지에서 미국을 상대로 142억8000만달러의 적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한은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8년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해 평균 원·달러 환율 1160.4원으로 환산하면 약 16조5700억원이다.

여행·지식재산권사용료 적자 커
미국에 대한 서비스 적자는 2013년 111억달러에서 2014년 110억달러로 줄었다가 2015년 140억9000만달러로 늘어난 데 이어 2년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대미 서비스 적자를 구체적으로 보면 여행수지가 57억2540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지식재산권사용료는 45억9230만달러를 기록했다. 해외여행, 유학, 특허료 등으로 미국에 지급한 돈이 그만큼 많았던 것이다.

운송수지 적자도 2015년 6억3250만달러에서 지난해 14억5110만달러로 뛰었다.
세계적인 운송 업황의 부진에다 한진해운 파산 사태의 영향을 받았다.

지난해 상품과 서비스를 포함한 대미 경상수지 흑자는 311억5000만달러로 2015년(330억3000만달러)보다 5.7% 줄었다. 2012년 190만4000만달러 이후 4년 만에 최소 규모다.

올해 대미 흑자는 더 줄어들 공산이 크다. 트럼프 정부가 우리나라를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할 개연성에 대비해 정부가 흑자를 줄이겠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이미 정부는 셰일가스 등 미국산 원자재 수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상대 경상수지 흑자도 줄어
지난해 중국을 상대로 한 경상수지 흑자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대 중국 경상수지 흑자는 407억2000만달러로 2015년(467억3000만달러)에 비해 12.9% 급감했다. 흑자액이 2011년 274억3000만달러 이후 5년 만에 가장 적었다.

휴대전화, 반도체 등의 수출 감소로 상품수지 흑자규모가 358억8000만달러에서 337억4000만달러로 축소된 데다 운송 등 서비스수지 흑자규모도 축소된 게 원인이다.

중국이 내수 중심의 경제성장 정책을 추진하면서 우리나라 수출이 회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일본과 거래에서 경상수지 적자는 2015년 190억8000만달러에서 지난해 204억8000만달러로 확대됐다. 기계류·정밀기기, 정보통신기기기 수입을 많이 늘렸기 때문이다.

반면 지난해 유럽연합(EU)과 거래에서 경상수지 적자는 70억달러로 2015년(74억7000만달러)보다 축소됐다.

또 중동과 거래에서 경상수지 적자는 2015년 347억1000만달러에서 지난해 265억9000만달러로 크게 줄었다.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원유 등 에너지 수입이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됐다.

동남아시아의 경우 경상수지 흑자가 598억2000만달러로 2015년(612억9000만달러)보다 줄었다.

특히 서비스 수지(-1억6000만달러)는 2011년 이후 5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중남미와 거래에서 흑자 규모도 89억6000만달러로 전년(132억6000만달러)보다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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