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동차 산업 관련 지표가 줄줄이 ‘빨간 불’이다. 8년만에 자동차 수출량이 최저로 떨어지고, 내수·생산 등 다양한 수치 중에서 양호한 지표가 하나도 없어 자동차 산업의 성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동차 생산대수 7년래 최저 수준
지난 1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국산차 수출량(132만4710대)은 2009년(93만9726대) 이후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시장 판매는 사드 보복 탓에 40% 넘게 급감했다. GM 유럽 철수에 따라 한국GM 수출 규모도 쪼그라들었다. 상반기를 기준으로, 국내 완성차 수출량은 2015년 상반기 이후 3년 연속 하향세다. 
또 다른 주요 자동차 지표인 내수 판매량도 올해 상반기(78만5297대)가 지난해 같은 기간(81만8115대)보다 4% 감소했다. 2014년 이후 꾸준히 상승했던 내수시장이 3년 만에 꺾인 것이다.
수출과 내수 부진이 맞물리면서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점차 줄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생산량(상용차 포함)은 216만2548대로 지난해 상반기(219만 5843대)보다 1.5% 적다. 이는 지난 2010년 상반기(209만 9557대) 이후 최저 기록이다. 완성차 생산량의 반기 기준 증가율(전년 동기대비)도 지난 2015년 이후 3년 연속 감소했다.

성장성 제조업 평균에 못 미쳐
업종 지표를 봐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국은행의 ‘1분기 기업경영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운송장비부문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줄었다.
전 산업군 중 최저 수준이다. 운송장비산업 성장성이 제조업 평균(9.3%)을 비롯해 모든 산업 평균치(7.9%)를 밑돈다는 의미다.
운송장비 업종의 재무 안정성, 수익성 지표도 악화됐다. 운송장비 부문의 1분기 부채비율은 96.2%로 제조업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는 제조업 평균(68.5%), 전체 산업 평균(90.3%)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 업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5%), 매출액 세전 순이익률(7.6%)도 제조업(8.5%, 9.5%)과 전체 산업 평균(7%, 7.8%)을 밑돌았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한국 자동차 산업이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수출은 지속적으로 줄고, 그나마 버팀목이었던 내수 마저 역성장 추세로 돌아서면서 전체 생산이 추락하는 트리플(3중) 약세의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3분기 자동차 산업전망 ‘급락’
하반기 자동차 산업 전망도 어둡다. 최근 산업연구원이 집계하는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에서 자동차 산업의 전망치가 크게 하락했다.
산업연구원이 지난 10일 발표한 ‘제조업 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3분기 전망 BSI는 시황(96)은 4포인트, 매출(97)은 8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국내시장출하(96)도 7포인트 하락했다. 전망 BSI는 1분기에 10포인트 이상 올랐었다. 이를 감안하면 실제 경기 회복세가 당초 기대 수준에 비추어 빠르지 않을 수 있다는 예상이 확산된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별로는 자동차(85), 조선·기타운송(74), 섬유(86) 등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자동차의 3분기 전망(85)은 전분기 대비 14포인트 하락했다. 철강금속(92)도 하락폭이 14포인트였다. 전자(101)도 17포인트 내려가며 ‘중립’ 에 가까운 수준으로 조정됐다.
반면 ICT(정보통신기술)산업 101, 중화학공업 97, 경공업 82로 전분기 대비 14~16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대기업은 17포인트 오른 99, 중소기업은 15포인트 오른 9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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