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말~8월 초엔 서울과 수도권은 텅 빈 느낌이다. 많은 이들이 산으로 바다로 들로 강으로, 더 나아가 해외로 떠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집을 나서면 고속도로에서부터 한숨을 쉴 수도 있다. 꽉 막힌 길, 이글거리는 태양, 인파, 쓰레기…. 이름 난 휴가지일수록 더욱 심하다.  그렇다면 텅 빈 도심에서 여유를 즐기는 건 어떨까? 서울 한가운데에서의 힐링 휴가를 계획해본다.  

대청마루서 발 쭉뻗고 낮잠을
한옥 대청마루에 누워 낮잠 자는 느낌은 어떨까? 시원한 모시 베개를 베고 모시 이불을 덮고 죽(竹)부인까지 안고 눕는다면 스르르륵 잠이 들겠다. 서울 필동 남산골한옥마을을 찾으면 선조들이 즐겼던 낮잠 피서를 체험할 수 있다. 고즈넉한 정취가 깃든 한옥에서 낮잠을 자고, 만화도 읽는 등 옛 선조들의 여름을 체험하는 프로그램 ‘남산골 바캉스’다. 남산골한옥마을이 자리한 서울 필동 인근은 조선시대 때는 계곡과 천우각이 있어 당시 선비들의 여름철 피서를 겸한 놀이 장소로 인기가 높았던 곳으로 전해진다.
남산골 바캉스의 ‘오수(午睡)체험’은 시원한 대청마루에서 낮잠을 잘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신청자는 죽부인과 시원한 모시베개, 이불을 제공받는다. 휴대폰을 맡긴다면 오롯이 낮잠을 즐길 수 있다. 장소는 한옥마을 내 옥인동 윤씨(尹氏) 가옥 대청마루다. 윤씨 가옥은 순정효황후(1894~1966)의 큰아버지인 윤덕영(1873∼1940)의 집을 복원한 곳이다.
‘한옥 만화방’은 시원한 한옥 대청마루에서 만화책, 소설, 잡지 등을 읽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시원한 식혜 등 전통음료를 마시며 여유롭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장소는 관훈동 민씨(閔氏) 가옥. 일제강점기 친일파 관료였던 민영휘(1852~1935)의 소유였다.
오수체험과 만화방 둘 다 8월 31일까지 매주 수요일~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며, 체험비는 3000원이다.

오감이 행복한 마천루 속 도심 휴양지
서울시내 초고층 마천루에서 ‘몰캉스(몰+바캉스)’를 즐기는 것도 좋겠다. ‘빵빵한’ 냉방에 이색 바캉스 아이템을 선보이는 도심 휴양지가 여기저기에 숨어 있다. 대표적인 명소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코엑스 지하. 이곳에는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시네마는 물론, 무료로 이용 가능한 별마당 도서관, 수족관, 대형 서점, 쇼핑몰, 카페, 푸드코너 등이 있어 저렴한 비용으로 시원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다. 
여의도 서울국제금융센터(IFC)도 도심 속 여름휴가 장소로 첫손에 꼽힌다. 쇼핑, 외식, 문화, 비즈니스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특히 연면적 7만6021㎡, 영업면적 3만9420㎡ 등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하는 지하 3층 IFC몰에는 9개 스크린의 멀티플렉스 영화관, 서점, 패션 매장, 다양한 식당 등이 있어 하루 종일 있어도 지루할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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