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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포커스] 정용진의‘이마트 새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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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0호] 승인 2017.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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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충전소 구축 등 ‘일렉트로 마트’지향 ‘스마트 이마트’스타트
이마트가 ‘이동수단’이라는 사업 아이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최근 몇년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전기 자전거 판매 경쟁에 뛰어든 올해 초에는 친환경 이동수단을 모토로 이마트를 비롯한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 마트들이 잇따라 자신들의 사업성을 점쳤다. 이때만 해도 대형마트들이 전기 자전거를 판매해야 하는 필연성은 4월 초 전기 자전거에 대한 규제완화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됐기 때문이었다. 시장의 수요를 점치고 대형마트들이 전기 자전거 판매에 주력한 것이다.
그런데, 이마트는 다른 필연성을 찾고 있었다. 최근 선보였던 ‘일렉트로 마트’ 영등포점은 이마트가 앞으로 박리다매를 원칙으로 하는 대형마트의 기존 틀을 벗어나 소비자가 실생활에 얼리어답터가 될 수 있는 체험형 가전 전문점으로 거듭나겠다는 선포였다. 그래서 일렉트로 마트에는 국내는 물론 해외 유명 전기 자전거 제품이 모두 망라될 정도로 많다. 거기에 전동 킥보드, 자이로 드론, 에어휠 스쿠터 등 각종 이동수단 상품들도 판매 중이다.
전기 자전거 정도는 이마트와 같은 유통 대기업이라면 제조까지 넘볼 수 있었을 것이다. 이마트는 전기 자전거 PL상품(자체 상품)을 개발하기도 했는데 ‘페달렉 히든’이란 브랜드를 국내 기업과 대만의 자전거 프레임 전문기업, 중국의 생산공장 등 3국 연합으로 출시하기도 했다. 이마트의 이러한 모습은 분명하게도 롯데마트, 홈플러스와는 다른 지향점을 찾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부분일 것이다.

이마트, 차세대 이동수단 메카 야심
그렇기 때문에, 지난달 27일 이마트가 유통업계 최초로 ‘전기 자동차’를 전시·판매한다고 공식 발표한 것은 아마도 ‘이동수단’ 사업에 대한 확실한 자기만의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는 걸 방증하는 사례가 아닐까 한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이러한 이마트의 스마트한 사업을 이끄는 주역일 것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이마트 하남점에 스마트 모빌리티 편집숍인 ‘M라운지’의 문을 활짝 열고 여기에 전기로 구동되는 자동차, 자전거, 드론 등 차세대 이동수단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야심을 공개했다. 이 매장에 전시된 전기자전거와 전동보드 등의 종류만도 100가지가 넘는 다고 한다. 무엇보다 이마트는 초소형 전기 자동차 브랜드인 ‘스마트 EV’에서 제작한 2인승 짜리 ‘D2’ 차량도 전시·판매할 움직임이다.
정 부회장은 업계에서 얼리어답터로 소문난 CEO다. 유통업계라면 자연스럽게 세상 돌아가는 트렌드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겠지만, 정 부회장은 트렌드를 비즈니스로 만드는 탁월한 경영능력을 그간 보여주고 있었다.
수제맥주전문점 ‘데블스도어’도 그가 맥주에 애정을 가지면서 전 세계 트렌드를 분석해 탄생시킨 사업이었다. 이미 정 부회장은 국내 커피 시장을 선점한 스타벅스를 국내에 들여온 주인공이다.
이밖에도 강남 엄마들 사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식료품 전문점 ‘딘앤델루카’도 국내에 들여왔다.
그렇다면, 이번엔 왜 전기 자동차에 이러한 애착을 보이며 사업을 추진하는 걸일까? 지난 2014년에 세계적인 전기 자동차 업체인 테슬라의 한국 1호 고객으로 정용진 부회장이 이름을 알렸다. 아직 테슬라가 국내에 공식 수입되기도 전의 일이었다. 그리고 지난 3월에는 신세계그룹의 초호화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 하남’에 테슬라 매장이 정식 오픈했다. 원래 테슬라 측은 국내 첫 매장으로 롯데의 잠실 롯데월드몰을 검토했다고 하는데, 테슬라 국내 1호 고객이면서 열렬한 테슬라의 팬임을 자처하는 정용진 부회장과의 돈독한 신뢰로 스타필드 하남으로 결정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스마트한 전기 자동차가 이동수단으로 한국시장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2011년부터 특별한 작업을 해오고 있었다. 바로 전국 이마트 주차장에 전기 자동차 충전소를 설치하는 일이었다. 이마트는 2011년부터 이마트 점포 곳곳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는 등 인프라 구축에도 공을 들였다. 이마트는 전국 116개 점포에 208개의 전기 자동차 충전소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롯데마트가 현재 28개점에서 31개의 충전소를 운영 중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투자를 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남성을 움직이는 사업 모델에 올인
이러한 전기 자동차 충전소 사업은 이마트의 수익을 위한 것이 아닐 것이다. 전기 자동차가 막상 굴러가려면 전국에는 이를 충전할 전기 충전소 인프라가 반드시 갖춰져야 할 것인데, 이를 유통 대기업 이마트가 하겠다는 것이다. 이마트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와 전기 자동차 충전소 구축 협약식을 맺은 바가 있는데, 정부의 인프라 사업을 이마트가 선점하는 모양새다.
그러니까, 전기 자동차도 테슬라와 같은 고사양부터 스마트 EV와 같은 대중적인 모델까지 판매를 하고, 전기 자동차 충전에 필요한 시설은 이마트를 통해 전국 주유소처럼 활용하겠다는 심산인 것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유통 사업이 할 수 있는 가장 스마트한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전기 자전거나 전기 자동차 등의 신규 사업은 남성성이 강한 분야라고 할 수도 있겠다. 앞서 설명했던 체험형 가전 전문점인 일렉트로 마트는 지금 이마트처럼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인데, 일렉트로 마트의 애칭은 ‘남자의 놀이터’로 불린다. 이는 남자 어른들이 가지고 놀 수 있는 가장 스마트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기에 붙여진 별명으로 보인다.
일렉트로 마트에 가보면 단순하게 가전 전문 제품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남성패션, 남성화장품, 수제맥주, 캠핑, 바버샵, 스크린야구 등이 가전 제품들과 조합해 판매 전시되고 있다. 남자들이라면 한번 들어갔다가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놀다오게 되고, 일부는 구매로 이어지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일반적인 가전 매장에 고객들이 체류하는 시간보다 약 50% 이상 사람들이 오래 머물렀다가 간다고 하는데, 이는 이마트가 여성 고객이 쇼핑을 주도하는 거라면 일렉트로 마트는 여성이 남성의 손에 이끌려 찾게되는 곳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심지어 일렉트로 마트에는 동전 500원을 넣고 게임을 하는 오락실도 등장했다. 아이들의 쉼터가 아니라, 남자 어른들의 놀이터다.

위드미를 이마트24로 전면 교체
신세계그룹이 이처럼 전기 자전거다, 전기 자동차다 하면서 최신 트렌드를 선도하며 자신들의 역량을 100% 발휘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역량을 못 보여주는 분야가 있다. 편의점 사업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다. CU·GS25·세븐일레븐과 비교하면 위드미라는 신세계그룹의 편의점 브랜드는 존재감이 떨어진다.
그래서 과감하게 기존 브랜드인 위드미를 버리고 잘 나가는 이마트 브랜드를 더한 ‘이마트24(emart24)’로 전면 교체키로 한 것이다. 상품의 틀도 깬다. 그간 편의점의 매출은 담배가 40%, 주류가 10%를 차지하는 메인이이었는데, 이마트24는 경쟁력 있는 상품 판매 비중을 끌어올려 소비자가 찾는 편의점으로 자리매김시키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마트에서 검증을 마친 피코크와 노브랜드 전용 존을 도입해서 고객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겠다는 것이다.
정용진 부회장의 유통 경영은 상당히 변주가 다양한 오케스트라 지휘자를 보는 것 같은 기분마저 든다. 정 부회장은 아마 이러한 꿈을 꾸는지 모르겠다. 수많은 소비자들이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2인승 짜리 D2 전기 자동차를 타고 이마트에 들려 전기 충전도 하고 쇼핑까지 하고 나서, 이번에는 일렉트로 마트에 들려 아빠들의 쇼핑을 한 뒤 집으로 돌아가는 스케줄 말이다. 대형마트에 가는 일이 귀찮은 고객들은 집 앞에 있는 이마트24로 불러 모으는 것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이마트의 전기 자동차 판매는 유통 업계에서는 분명 의미 있는 ‘경영 한수’가 될 것이다.

- 글 : 김규민기업전문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심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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