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 강화가 무색하게 지난달 가계가 은행에서 빌린 돈이 6조7000억원이나 늘어나며 8개월 만에 최대 폭을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이어졌고 신용대출을 포함한 나머지 대출도 지난해 동기의 4배 가까운 수준으로 뛰었다.
한국은행이 지난 9일 발표한 ‘2017년 7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7월말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37조7000억원(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으로 한달 사이 6조7000억원 늘었다.
증가 규모가 지난해 11월(8조8000억원) 이후 8개월 만에 최대다.
지난해 7월(6조3000억원)보다 약 4000억원 많고 2010∼2014년 7월 평균(2조원)과 비교하면 3배가 넘는 수준이다.
정부가 서울 전 지역에서 대출규제 강화와 분양권 전매 금지 등이 포함된 6·19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가계 대출 열기는 식지 않았다.
이 대책으로 7월 3일부터 서울과 경기 일부 등 청약조정지역 40곳에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70%에서 60%, 총부채상환비율(DTI)은 60%에서 50%로 각각 강화됐다.
그럼에도 7월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54조6000억원으로 6월 말보다 4조8000억원 늘었다.
증가액이 5월 3조8000억원, 6월 4조3000억원 등으로 계속 확대되면서 지난해 11월(6조1000억원)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여기에 인터넷전문은행인 한국카카오은행 출범도 기타대출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7일 출범한 카카오은행은 31일 기준 대출이 3000억원이 넘었다.
대기업 대출잔액은 155조1000억원으로 2조4000억원 늘었고 중소기업 대출은 615조9000억원으로 4조7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 가운데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잔액은 275조7000억원으로 3조1000억원 증가했다.
자영업자 대출 증가액은 2015년 7월(3조7000억원) 이후 2년 만에 최대다.
내수 회복세가 더딘 상황에서 자영업자가 빚으로 사업 투자를 계속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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