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필규- 중소기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요즘 전 세계의 화두로 떠오른 4차 산업혁명은 기하급수적 변화를 통해 지금과는 판이하게 다른 세계의 도래를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커다란 변화의 흐름 속에서 중소기업이 실패하지 않고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떤 지혜와 노력이 필요할까?
먼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중소기업의 인식이나 대응의 현주소부터 살펴보자.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12월 전국 300개 제조 중소기업 CEO를 대상으로 실시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중소기업인식 및 대응조사’ 결과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알고 있는지를 물어보자 10곳 중 5곳(52.3%)이 ‘전혀 모른다’고 응답했고, ‘들어만 봤다’는 응답이 36.3%, ‘내용을 알고 있다’는 응답은 11.4%에 불과했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 도래에 대한 준비 및 대응 정도를 묻는 질문에도 ‘못하고 있다’가 93.7%로 압도적으로 많은 반면 ‘철저히 준비·대응하고 있다’는 0.3%에 불과했다.
한마디로 4차 산업혁명이라는 미래에 대한 인식과 준비가 거의 전무하다는 것인데, 이런 상태로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미래에 살아남을 수 있을까? 문제를 개선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변화가 격심한 4차 산업혁명시대에 살아남으려면 미래예측을 위한 노력에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미래예측을 하지 않아도 변화 자체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한우물을 파고 열심히만 하면 생존은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변화가 너무 급격해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생존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사람들은 보통 미래변화를 <y=ax+b>라는 선형방식으로 예측하기 쉬우나, 4차 산업혁명시대의 변화는 <y=axⁿ>과 같은 기하급수 방식으로 이뤄져 현실과 예측 사이에 커다란 갭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CEO자신이 미래변화에 대해 부단한 학습을 할 뿐만 아니라 임직원들도 기하급수적 변화와 관련된 주제로 예상되는 시나리오와 대응방안에 대해 정기적으로 토론을 하고 공유하는 방식 등의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둘째로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이 연결과 융합에 있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변화대응방식에서 기업 내부와 외부의 자원을 최대로 동원하고 활용하는 오픈 마인드와 오픈경영이 필수불가결하다.
4차 산업혁명은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이 글로벌 차원에서 연결되는 만물인터넷과 함께 기술과 기술의 융합, 제조와 서비스의 융합,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융합,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융합이 이뤄져 기하급수적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달리 말하면 4차 산업혁명시대의 경쟁력은 연결과 융합에 있고 나 혼자 모든 것을 하겠다는 독불장군식의 경영은 더 이상 설 땅이 없어진다. 융합인재(인력), 오픈 이노베이션(기술), 크라우드펀딩(자금), 글로벌 O2O(판로), 기업간 협력(경영자리더십) 등이 4차 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하는 기업경영의 핵심키워드가 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미래변화에 대응한 전략을 수립하면 즉시 실행에 옮겨야 한다. 격변의 시대에는 치밀한 전략을 세웠어도 우물쭈물하면 순식간에 타이밍을 잃는 경우가 많다. 솥의 물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는데도 아직 견딜만하다고 뛰쳐나가지 않으면 ‘삶아지는 개구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래리 페이지 구글 CEO는 “느리면서 좋은 의사결정이란 없다. 빠르면서 좋은 의사결정이 있을 뿐이다”라고 말한다. 기하급수적 변화가 일어나는 격변의 시대에는 스피드경영만이 생존과 성장의 전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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