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이슈] KB금융 회장 인선 가시화

차기 KB금융 회장 인선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KB금융 확대지배구조위원회가 후보군을 평가하고 이번달 안으로 결정을 발표합니다. 윤종규 현 KB금융 회장을 비롯해 총 23명이 후보자 신청을 냈지요.
항상 되풀이되는 말이긴 하지만, 이번에는 과연 KB금융이 낙하산 외풍을 막아내고, 알짜 인선을 낼지 관심이 몰리고 있습니다. 사실 KB금융은 공기업이 아닌 민간기업이기 때문에 낙하산 외풍이라는 말 자체가 어울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역대 정권마다 KB금융은 낙하산 인사가 이뤄져 관치금융이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여 왔지요.
과거를 한번 다시 짚어 볼까요. 지난 2008년 KB금융은 지주회사 체제로 출범을 합니다. 이때에도 정치권과 관료 쪽의 입김이 작용했지요. 황영기, 어윤대, 임영록 등 정치권과 가까운 회장들이 인선된 적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2014년에 중요한 전환점을 맞습니다. 주전산기 교체 문제로 KB금융지주 임영록 회장(관료 출신)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정치권 인사)의 파워게임이 일어나는데요.
이른 바 유례가 없는 최고경영자들의 알력 싸움인 ‘KB사태’입니다. 4개월 가량 조직의 와해, 금융당국의 중징계, 경영자 직무정지, 검찰 고발 등이 이어지기까지 했죠. 낙하산 인사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겁니다.
이후 우여곡절을 거쳐 첫 내부 출신 CEO인 윤종규 현 회장이 임명된 겁니다. 외부에서는 이를 두고 KB금융의 낙하산 흑역사라고 합니다. 윤 회장이 재임하는 와중에도 임원급 자리에 정치권과 관료로부터 내려오는 인사 전횡이 이어지고 있지요. 다른 금융기업과 비교해도 이렇게 실세 줄을 탄 인사가 유독 많은 곳이 KB금융이라고 하더군요.
어찌됐든 그나마 KB금융의 조직안정과 외형을 키운 주역은 윤종규 회장입니다. 무너진 지난 10년을 재건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차기 회장 인선에서도 그의 연임설이 유력한데요. 그렇지만 만약 이번 KB금융 회장 선출에서도 역대 정부와 마찬가지로 낙하산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면 얘기가 달라질 겁니다. 민간기업인 KB금융이 외풍에 시달리게 된다면, 우리은행 역시 비슷한 상황이 연출된다는 얘기죠. 매번 반복되는 금융권의 정권 코드인사가 또 나올지 말지 지켜봐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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