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라운지]성공신화 쓰는 스타트업 삼총사

요즘 미국의 비즈니스 관련 출판물에는 든든한 투자를 등에 엎고 승승장구한 클린 테크(Cleantech·오염 발생을 줄이는 환경기술 벤처기업)에 관한 성공 이야기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테슬라(Tesla)와 솔라 시티(SolarCity), 선 에디슨(SunEdison) 같은 기업들이 주인공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이들의 뒤를 잇는 유망 클린 테크에는 어디가 있을까? 아직 대형 투자를 유치하지 못했지만 새로운 성공신화를 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스타트업 세곳을 소개한다.

▨ 오푸스 12(OPUS 12)
산업의 판도를 바꿀 이산화탄소 저감 기술을 보유한 곳이다. 창업자 에토샤 케이브는 휴스턴의 기름 오염으로 버려진 지역 인근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스탠퍼드에서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녀는 화석연료 연소 과정에서 부산물로 생성되는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자원으로 바꾸는 방법을 연구하다 한가지 아이디어를 얻었다.
에토샤와 공동창업자인 켄드라 쿨 박사는 연구를 통해 전기화학 원자로(Electric-chemical reactor)를 발명했다. 이 원자로는 이산화탄소와 물의 혼합물에 전기를 가한 후, 금속 촉매제를 이용해 액화 연료와 비슷한 물질을 만들어낸다. 로런스 버클리 국립연구소에 둥지를 튼 오푸스 12는 다섯명의 과학자들로 구성된 신생 업체다. 이 기업은 실리콘밸리 인큐베이터와 정부 연구기관의 혼합 형태라고 할 수 있는 인큐베이션 프로그램 사이클로트론 로드(Cyclotron Road)의 지원을 받고 있다.
오푸스 12를 포함한 여섯곳의 기업들은 2년간 연구실과 자문 서비스, 그리고 초기 투자금을 지원받고 있다. 1년간의 연구 끝에 에토샤와 그녀의 팀은 손바닥 크기 만한 시제품을 완성했다. 그리고 지금은 더 큰 규모의 제품을 완성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오푸스 12는 자본 집약적이고 발전이 느린 산업의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개발 중인 기술만큼은 기발하고 독창적이다.

▨ 케어(Kair)
테슬라를 뛰어넘을 차세대 기업이라고 말할 수 정도다. 신생기업의 무덤에는 과도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사라져 버린 많은 배터리 전문기업들이 잠들어 있다. 그래서 현실적이고 냉정한 기업은 신선하게 받아들여진다. 오하이오 주의 다미안 보샹은 화학박사이자 케어 배터리의 공동창업자다. 그는 칼륨 에어 배터리(Potassium air battery)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 연구가 성공하면, 테슬라 배터리보다 성능이 세배 뛰어나고 가격은 절반에 불과한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다.
그러나 다미안은 결코 자신만만해 하지 않는다. 그는 “목표를 1년 반 안에 달성할 수 있을지 아직은 확실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히려 다른 이들은 들떠있는 듯하다. 미국 에너지국은 이 회사에 10만달러의 상금을 수여했다. 또 케어는 권위 있는 라이스 대학교의 비즈니스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2위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다미안은 미리 에너지를 비축했다가 햇빛이 없을 때 이용할 수 있는 가정용 및 기업용 태양전지와 솔라팜(태양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꿔주는 사막 같은 넓은 지역에 있는 시설), 풍력에서 전력을 얻고 싶어 하는 시설에 사업기회가 있다고 판단했다. 미국 에너지국은 이 시장의 규모가 2020년까지 매년 170억달러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케어의 잠재적 강점은 원료가 칼륨이라는 점이다.
현재 선도 기술인 리튬이온을 얻으려면 희토류 생산이 집중돼 있는 중국, 칠레, 볼리비아에 의존해야 한다. 하지만 칼륨은 미국을 포함한 여러 지역에서 발견되고 있다. 그렇다면 다미안에게 남은 앞으로의 과제는? 이 배터리의 충전 및 방전 횟수를 150번에서 1000번까지 늘리는 것이다. 그는 “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 선레이어(Sunlayar)
태양전지 이용의 번거로움을 없애는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다. 지난 수십년간 태양전지의 가격은 75%나 하락했다. 하지만 보조금 없이는 여전히 많은 국가에서 화석연료와 가격 경쟁이 안되고 있다. 주요 원인은 판매, 엔지니어링, 설치에 드는 비용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국에 따르면, 이들은 주거용 태양전지 프로젝트 전체 비용의 64%를 차지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 월넛 크리크에서 선레이어를 공동 창업한 클라우디아 웬트워스는 그녀가 개발한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태양전지 설치 시 호환되지 않는 서로 다른 소프트웨어의 구성 탓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선레이어는 태양전지의 판매와 설치 과정을 완벽하게 통합하는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을 6개월 전 출시했다. 그렇다면 장애요소는? 태양광 컨설팅업체 차올라이스티의 파멜라 카길에 따르면, 솔라시티 같은 대형 태양광발전회사들은 이미 내부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다시 말해, 소프트웨어와 디자인에 경험이 적은 6500여개 중소 태양광기업을 공략해 소프트웨어를 통한 자동화를 제공한다는 것. 클라우디아는 태양광 기업에 필요한 것은 디자인 작업을 할 여러명의 엔지니어 팀이 아니라, 소프트웨어의 결과만 확인하면 되는 한명의 엔지니어라고 강조했다.

- 글 :  하제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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