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 생존율이 유럽연합(EU) 주요 5개국보다 크게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국제 비교를 통한 우리나라 기업 생태계 현황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국내 기업의 1년과 5년 생존율은 각각 62.4%와 27.3%였다. 독일(76.5%·39.1%), 프랑스(82.0%·44.3%), 영국(92.2%·41.1%), 스페인(76.5%, 40.0%), 이탈리아(80.4%·44.7%)보다 크게 낮았다.

韓 기업, 시장진입·퇴출 빈번
전체 활동기업 중 신생기업의 비율을 나타내는 신생률은 14.6%로 EU 5개국 평균인 9.6%보다 높았다. 그러나 소멸률도 14.0%로 EU 5개국 평균인 8.0%보다 높아 기업의 시장 진입과 퇴출이 유럽보다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럽 국가들에 비해 기업의 시장 진입과 퇴출이 빈번해 기업 생태계의 순환이 활발하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신생기업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기업의 생존율이 낮은 이유는 가계의 소비성향이 낮고 내수시장이 협소해 다른 나라에 비해 경쟁이 더 치열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2015년 기업 수를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서비스업과 제조업 비중은 각각 84.0%와 8.9%였다. 비교 대상 국가 중 서비스업에 속한 기업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반면, 서비스업이 전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5.8%로 비교 대상국 중 가장 낮았다. 이는 서비스 업체의 기업당 고용인원이 2.6명에 불과할 정도로 규모가 영세하고 자영업의 비중이 높아 서비스업의 고용 창출능력이 저조한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서비스업의 기업당 고용인원은 영국 9.5명, 독일 9.5명, 프랑스 3.7명 등으로 주요 5개국과 비교시 우리나라 서비스 기업의 평균 고용인원이 가장 작았다.
상대적으로 소규모 기업의 일자리 창출 비중이 우리나라는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종사자 수 10명 미만의 소기업이 차지하는 기업 수 비중이 96.1%로 비교 대상국 중 가장 높았다. 이들 소기업이 전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2.6%로 이탈리아(45.8%), 스페인(40.8%)과 함께 매우 높은 편에 속했다.

中企 수출 경쟁력 강화가 ‘열쇠’
이처럼 우리나라는 소기업 비중이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높아 경기변동 등 외부 충격에 영향을 받기 쉬우므로 고용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체질 개선과 경쟁력 강화에 정책적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종업원 250인 미만) 중 수출에 참여하는 기업의 비중은 1.6%(제조업만은 7.9%)에 불과하고, 전체 수출금액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20.5%로 비교 대상국 중 가장 낮았다. 우리나라의 수출금액 기준 상위 100대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6.7%로 가장 높아 수출이 상위 대기업에 편중돼 있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고용 증가속도가 연평균 20%를 상회하는 고성장 기업은 △정보통신서비스 △도소매업 △부동산 임대업 등에서 높게 나타나 일자리 창출력 제고를 위해 이들 고성장 기업의 육성을 위한 산업별 맞춤형 정책의 발굴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김경훈 국제무역연구원 동향분석실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는 높은 신생률에도 불구하고 신생기업의 생존율이 매우 낮으므로 이들 신생기업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서비스업이 영세성을 극복하고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한편, 전체 일자리의 약 80%를 창출하는 중소기업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중소기업의 수출 참여율과 수출 비중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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