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시민들은 노동시장의 문제점 중에서 ‘대·중소기업 간 임금 및 근로조건 격차’를 가장 심각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지난 21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개원 29주년 기념 ‘한국 노동체제의 진단과 과제’ 세미나에서 지난 8월 한달간 진행한 ‘노사관계 국민의식 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노동연구원은 이 기간에 일반 시민 남녀 각각 500명을 대상으로 노동조합·노사관계·노동정책 인식에 관한 일대 일 대면 조사를 했다.
현 정부의 노동정책 중에서는 ‘청년고용 확대·보호’가 가장 높은 지지를 받은 반면에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이 가장 낮은 지지도를 보였다.
정책 지지도 순위는 ‘청년고용 확대·보호’가 4.4(만점 5)로 가장 높았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대기업·고소득자 증세가 4.2로 뒤를 이었다. 반면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은 ‘외국인 근로자 기본권 보장’과 함께 3.6을 기록해 가장 낮았다.
노동시장의 문제점 중에서는 ‘대·중소 기업 간 임금 및 근로조건 격차’가 가장 심각한 사안으로 지적됐고 ‘정규·비정규직 간 격차’가 뒤를 이었다.
정부의 노사관계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근로자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이 절반을 넘은 50.2%에 달했다.
조사 대상자의 81.6%는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이나 노동인권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고, 44.7%는 초중고 교과 과정에서 관련 교육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언론의 노사관계 보도 공정성에 대한 신뢰도는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응답자의 41.6%가 ‘불공정하다’고 답한 반면 ‘공정하다’는 15.2%에 그쳤다.
사회적 대화 기구인 노사정위원회의 낮은 인지도를 개선해야 할 필요성도 지적됐다. 응답자의 62.7%가 노사정위를 ‘모른다’고 답했다.
노사관계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비율은 2007년 56.6%에서 올해 47.6%까지 떨어졌다. 미래의 노사관계를 긍정적으로 보는 전망도 부정적인 견해보다 20.7%포인트나 많았다.
노사갈등 발생 시 책임 소재에 대해 ‘양쪽 모두에 있다’는 응답이 72.5%에 달했다. 소득 불평등의 원인 제공자로 ‘강성 귀족노조와 대기업’을 동시에 꼽은 응답은 54.4%를 기록했다. 대기업을 지적한 사람은 28.6%였다.
정흥준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과거 노사관계를 보는 시각이 부정적이었으나 이제는 타협·공존이 가능하다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노사정위 활동을 개선하고 노동인권·노동관계법 교육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