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이슈] 반포재건축과 GS건설

지난달 27일 현대건설은 축제의 분위기였습니다.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조합 임시총회에서 현대건설이 건설업자로 선정됐기 때문이죠. 임시총회 투표에서 전체 2193표 가운데 1295표(59%)를 얻어 GS건설을 제치고 재건축 시공권을 따낸 겁니다. 사업규모만 10조원에 달하는 대형 호재입니다.
현대건설의 선정은 대반전이었습니다. 그동안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에서 여타 메이저 건설사에 조금씩 뒤처졌습니다. 기존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뛰어넘는 강력한 최고급 이미지가 없었던 거죠. 하지만 근래 론칭한 ‘디에이치’를 내세워 강남의 노른자 땅의 재건축 시장에서 개선 나팔을 불고 있습니다.
반면에 GS건설은 이번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사업 수주전에서의 실패가 전략적 미스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죠. GS건설은 아파트 브랜드에서 현대건설에 한발짝 더 앞서면서도 이번 수주전에서 밀려났습니다. 현대건설은 이번 수주전에서 재건축조합에 이사비로 조합원당 현금 7000만원 지원이라는 카드를 내걸었습니다. GS건설이 바짝 긴장하게 만든 히든 카드였죠.
이후 다급해진 GS건설은 국토부와 서울시에 이사비 지원 공약을 철회시켜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하게 됩니다. 그런데 재미나게도 이러한 GS건설의 네거티브 전략이 오히려 현대건설의 이사비 지원 카드를 홍보하는 꼴이 된 겁니다. 지난달 27일 임시총회 프리젠테이션에서도 GS건설은 현대건설 흠집내기에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고 합니다.
GS건설의 반포주공1단지 수주 실패는 자칫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서의 영업활동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 보입니다. GS건설은 현재 한신4지구, 잠실 미성크로바, 문정동 등 강남3구에서 모두 1조6500억원이 넘는 재건축사업에 도전하고 있는데요. 최근 현대건설과의 갈등으로 GS건설은 이른 바 ‘청렴수주’ 전략을 내세우겠다고 합니다. 조합원을 상대로 홍보비용, 영업비용을 아끼고 그 비용을 아파드 건설에 쏟겠다는 건데요. 과연 GS건설의 전략이 앞으로 다가올 재건축 수주전에서 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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