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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총수인가”영 마뜩잖은‘은둔의 경영자’[이주의 인물]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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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8호] 승인 2017.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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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하게 지칭하는 재벌, 대기업이라고 부르는 기업의 규모는 보통 자산 총액을 기준으로 나눕니다. 자산 총액이 10조원이 넘으면 재벌기업의 공식 명칭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 되는 거죠. 거창해 보이는 저 이름 속에는 재벌 규제, 순환출자 금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등을 받는다는 뜻이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준대기업이란 용어도 있습니다. 공식적인 명칭은 ‘공시대상 기업집단’입니다. 자산총액으로는 5조원을 넘게 되면 지정을 받게 됩니다. 이러한 준대기업은 순환출자 금지라는 엄격한 규제를 받지는 않지만, 기업 안에서 벌어지는 주주의 구성이나 변동사항을 공시할 의무가 생기게 됩니다.
그러면 총수는 무엇일까요. 재벌기업이든 준대기업이든 그 기업집단을 대표하는 주체가 필요합니다. 그것이 법인일 수도 있지만, 개인일 수도 있지요. 그래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든, 공시대상 기업집단이든 한번 발을 들여놓게 되면, 정부기관에서는 그 기업을 대표하는 총수가 누구인지를 규정하게 됩니다.
최근에 공정거래위원회가 57개 공시대상 기업집단을 발표한 적이 있지요. 준대기업들을 분류한 건데요. 네이버를 비롯해 동원·SM·호반건설·넥슨 등 5개 그룹을 새롭게 지정했습니다. 이들 신규 준대기업의 총수로 네이버의 이해진, 동원의 김재철, SM의 우오현, 호반건설의 김상열, 넥슨의 김정주로 이름을 올리게 됩니다.
총수를 지정한다는 건 정부가 해당 개인에게 기업의 부가 집중되는 것을 막겠다는 일종의 안전장치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총수와 연관돼 있는 수많은 계열사와의 지분관계를 공개해서 자금과 자산의 흐름을 항상 이사회의 승인과 공시절차를 밟게 하는 거죠. 총수 개인의 계열사가 아니더라도 6촌 이내 혈족이나 4촌 이내 친인척이 포함된 기업과의 거래도 공시해야 합니다. 총수가 뒷돈을 조성하는 일을 원천차단하자는 겁니다.
이해진 네이버 전 이사회 의장은 자신이 총수가 된 것을 약간 억울해 하고 있는 듯합니다. 본인은 총수가 아니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데요. 그 근거로는 이해진 전 의장이 보유한 법인의 지분과 지배력이 낮다는 게 그 이유입니다. 이 전 의장은 네이버의 창업자로 보유지분이 4.3%입니다. 여타 다른 대기업의 총수처럼 복잡다단한 순환출자 구조로 자신의 지분율을 높인 적도 없다는 겁니다.
이사회에서 대주주들이 마음만 먹으면 이 전 의장의 경영권을 빼앗을 수 있다는 건데요. 네이버의 대주주는 약 10%를 보유한 국민연금과 5%대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해외 펀드들입니다. 삼성이나 현대차 등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재벌의 총수는 그 기업에서 이른 바 제왕적인 경영권을 휘두르죠. 4%의 지분을 보유한 이해진 전 의장은 자신을 이러한 총수와는 다르다는 주장을 하는 거죠. 다른 재벌 대기업에서는 총수가 되기 위해 후계자 다툼과 편법으로 승계를 하는 마당에 이해진 전 의장은 왜 총수가 되기를 꺼리는 걸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IT기업이 해외에서 투자활동이나 경영을 할 때 총수라는 명칭이 따라다니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거죠. 이해진 전 의장은 자신은 경영권 승계도 안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네이버의 이해진 전 의장은 4%대의 적은 지분이지만 기관을 제외한 개인으로는 최대 주주이기 때문에 영향력이 크다는 게 정부의 해석입니다.
일부에서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와 이해진 전 의장을 비교하기도 합니다. 스티브 잡스가 사망 당시 그의 애플 지분은 대략 0.5%였다고 합니다. 지분율만 보면 잡스의 영향력은 미미합니다. 그럼에도 그는 애플의 신제품과 미래전략을 수립하는 데에 있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했죠. 미국에서는 총수라는 개념 자체가 없는 것도 있지만, 결국 기업을 진정 지배하는 힘은 지분율이 아니라 리더십이란 점을 상기할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 글 : 장은정 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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