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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탈취 당해 공정위 신고했더니 아예 거래 끊더라”국회서 하도급 갑질·기술탈취 따른 中企 피해사례 발표대회 열려
하승우 기자  |  hsw@kbiz.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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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8호] 승인 2017.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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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지난달 26일 개최된 ‘대기업의 하도급 갑질·기술탈취로 인한 중소기업 피해사례 발표대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맨 왼쪽)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기업이 기술을 탈취한 후 거래를 중단해 매출이 아예 사라졌습니다. 채무 상환도 어려워 도산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기업의 하도급 갑질·기술탈취로 인한 중소기업 피해사례 발표대회’에서는 대기업의 하도급법 위반·기술탈취 사례를 지적하는 현장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번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민생상황실, 경제민주화전국네트워크가 공동 주최하고 더불어민주당 홍익표·제윤경 의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참여연대가 주관했다.
이번 토론회를 주관한 홍익표 의원은 “기술탈취는 우리 경제 생태계의 근간을 흔드는 대기업의 고질적 갑질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중소기업에게 기술은 핵심자산이자 경쟁력의 원천”이라면서 “대기업에 비해 자본력과 인적자원이 열악한 상황에서 중소기업의 기술유출은 기업의 생사를 가르는 중요한 사안인 만큼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불공정한 거래를 강요하는 잘못된 관행을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덧붙였다.
제윤경 의원은 “무형의 아이디어가 사업 원천의 전부인 신생기업의 경우, 기술 탈취 사례는 해당 중소기업을 부도로 내몰 정도로 심각하고 악질적”이라면서 “이러한 불공정 행위를 이대로 둬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피해 사례 발표에 앞서 대기업에 의한 중소기업 기술탈취의 대표적 피해사례로 꼽히는 서오텔레콤의 김성수 대표는 발언기회를 얻어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탈취는 엄연한 범죄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는 “14년간 대기업과의 특허분쟁을 이어오면서 법정에서 거짓말이 난무하는 것을 보고 절망했다”며 “법 위에 군림하는 대기업을 법대로 처리하면 중소기업 기술탈취는 없어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박종일 변호사는 토론회에서 휴대전화 케이스 생산업체의 피해사례를 보고했다.
박 변호사에 따르면 하도급업체인 A사는 대기업인 B사로부터 신형 휴대전화의 케이스 제조작업을 의뢰받고 이를 C사를 비롯한 30여개 업체에 재하도급했다.
이후 B사는 설계상 문제 등으로 휴대전화 케이스에 하자가 발생하자 손해 책임을 2차 하도급업체에 모두 떠넘기며 하도급 금액을 감액했다.
박 변호사는 “책임을 떠안게 된 C사는 약 1억1000만원대의 손해를 입어 경영상태가 악화하고 부채비율이 상승했다”고 주장했다.
토론회에서는 또 조선업 분야의 사내협력사 인력 불법파견과 허위 도급계약 등에 따른 임금체불과 도산 사례 보고도 이어졌다.
대기업의 기술탈취 피해사례 발표도 있었다. 14년간 완성차 업체인 D사와 거래해온 협력업체 E사 대표는 D사가 자사의 기술을 탈취한 뒤 거래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특히 D사가 우월적 ‘갑’의 위치를 이용해 기술을 탈취했으며 이후 2년째 소송을 벌이다 현재 도산 위기에 처했다고 하소연했다.
E사 대표는 “11년간 정상적인 계약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지난 2013년 5개월에 걸쳐 D사가 계획적으로 기술을 탈취했고 이를 D사 직원의 석사논문, 대학과의 공동특허에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소송 과정에서 D사 관계자들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위증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그는 “2015년 4월부터 현재까지 22억원의 매출이 감소했으며 올해 6월에는 공정위 신고에 대한 보복으로 해당 제품만이 아닌 다른 제품에 대한 계약도 강제로 해지해버렸다”며 공정위에 신고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고까지 말했다.
F사 역시 D사에 의한 기술탈취 피해를 호소했다. F사 대표는 “D사로부터 6년 동안 2번이나 기술을 탈취당했다”면서 “D사는 우리 기술을 이용해 300억원 이상의 비용절감 효과를 보고 있지만 우리는 10억여원의 손해를 보고 파산에 직면해 있다”고 호소했다.
피해 사례 발표에 이어 주제발표에 나선 민변의 서치원 변호사는 “하도급법 위반 피해사례 중 상당수는 공정위 신고절차를 밟고 있지만, 행정소송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조사가 사실상 수년째 중단된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기업 중에는 이런 조사지연 과정에서 불어나는 금융비용 등을 감당하지 못해 도산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형사고발권이 공정위에 전속된 상황에서 신속히 조사가 이뤄지지 않으면 피해기업은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고 대기업이 증거제출 등에 협조적이지 않아 손해를 입증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서 변호사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주요 사건에 대해서는 국민심의의결제도를 통해 형사처벌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해볼만 하다”고 제안했다.
특허변호사회의 손보인 변호사는 중소기업의 기술보호와 관련해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하고 입증책임 부담 완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소기업의 수준에서는 개별 법률에서 정한 입증책임 부담이 과중하다”며 “중소기업 기술탈취에 대한 신속한 피해구제가 필요하며, 중소기업의 입증책임의 부담을 완화해주거나 도움을 줄 수 있는 제도의 도입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홍정호 중소기업중앙회 상생협력부장은 주제발표 이후 이어진 토론에서 “중소기업들은 피해를 입을 경우 어느 부처에 찾아가야하는지, 어느 법률을 적용해야하는지, 어떻게 대처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를 지원할 수 있는 법적·행정적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홍정호 부장은 “이를 위해 중소벤처기업부, 공정거래위원회, 특허청 등 관계부처가 힘을 모아 전담인력과 예산을 마련해 신속한 처리가 가능한 범정부 차원의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손해 입증 책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기술탈취 피해에 대한 대응을 지원하는 범정부 차원의 원스톱 기관이 설치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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