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선진국 중 드물게 지난 10년간 국가경쟁력 평가 순위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최근 발표한 ‘2017년 국가경쟁력 평가’결과가 그렇다.
이러한 하락세는 만성적인 노동시장의 비효율과 금융시장 미성숙 탓인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다른 국가보다 혁신역량 우위도 약화하면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킬레스건은 노동 비효율과 금융 낙후
한국의 WEF 국가경쟁력 순위는 2007년 역대 최고인 11위에서 꾸준히 하락해 2014년부터 4년 연속으로 26위를 유지하며 반등 출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국가경쟁력 순위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만성적인 ‘아킬레스건’인 노동과 금융 분야 탓이다.
‘노동시장 효율성’ 순위는 지난해 77위에서 올해 73위로 네 계단 올라서기는 했다.
고용 및 해고 관행(113위→88위), 임금 결정의 유연성(73위→62위), 인재를 유치하는 국가능력(49위→42위) 덕에 순위가 다소 올랐다.
하지만 노사 간 협력(130위), 정리해고비용(112위)은 여전히 조사 대상국 중 최하위권이라 큰 반등은 없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양대 노총이 노사정위원회에 빠져 있는 상태에서 사회적 대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탓으로 풀이된다.
전문경영진에 대한 신뢰도도 30위에서 39위로 추락했으며,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은 90위를 그대로 유지해 하위권을 맴돌았다.
보수 및 생산성은 지난해 16위에서 올해 15위를 기록해 상위권을 유지했지만 다른 분야의 순위가 워낙 좋지 않았다.
‘금융시장 성숙도’ 순위도 지난해 80위에서 74위로 여섯계단 올라서기는 했다.
대출용이성(92위→90위), 은행건전성(102위→91위), 벤처 자본의 이용가능성(76위→64위) 등에서 순위가 오른 덕이다. 하지만 한국의 경제 규모와 다른 분야 순위를 고려하면 여전히 순위 자체가 낮다.
‘거시경제’ 부문이 3위에서 2위로 한계단 상승하며 최상위권을 유지했음을 고려한다면 노동과 금융 분야의 부진은 서로 다른 나라의 기록인 것처럼 격차가 크다.
WEF는 한국이 그동안 우위에 있었던 혁신역량도 점차 약화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혁신역량을 반영하는 ‘기업혁신’ 순위는 지난해 20위에서 18위로 두계단 상승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추세는 하락세다. 상승하고 있는 아시아권 신흥국가와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2012년과 2017년 기업혁신 부문 순위는 한국이 16위에서 18위로 내려앉았지만 중국은 33위에서 28위, 인도는 41위에서 29위, 인도네시아는 39위에서 31위로 각각 치고 올라오고 있다.

기업혁신 부문도 ‘내리막’
‘기술수용 적극성’ 부문은 지난해 28위에서 올해 29위로 한계단 하락했다. 광대역 인터넷 가입자수(5위), 광대역 이동통신 사용자수(14위), 인터넷 이용자수(8위) 등은 최상위권이지만 외국인 직접투자(FDI)에 의한 기술이전은 55위로 하위권이었다.
‘기업활동 성숙도’ 역시 23위에서 26위로 세 계단 내려왔다. 기업의 직원에 대한 권한위임 정도는 63위에서 78위로 순위가 크게 떨어졌다. 국내 공급자의 질(30위), 기업의 마케팅 정도(38위), 기업 클러스터 조성 정도(28위) 순위가 높지 않았다.
제도적 요인(58위)도 부진했다. 그동안 공공부문 투명성 제고 노력 등에 따라 4년 연속 순위가 상승(82위→69위→63위→58위)했지만 여전히 하위권이다.
정부는 이번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인적자본 투자 확대와 혁신성장 등 패러다임 전환 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고용 안전망 강화를 전제로 한 ‘한국형 고용안정-유연 모델’로 노동시장의 역동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생산성 중심 경제로의 전환 등 경제의 공급능력을 확충하기 위한 혁신성장 전략을 마련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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