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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캐피탈’로 성장통 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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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9호] 승인 2017.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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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재근-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그는 직장 경험을 발판 삼아 작은 사업체를 시작했다. 직원이라곤 3명뿐인 작은 사업체지만 머지않아 10명, 20명의 직원을 먹여 살리는 당당한 중소기업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꿈꿨다.
어느덧 10년이 지났다. 직원 수도 11명으로 늘었지만 최근 새로운 거래처가 없는 것이 맘에 걸린다. 덕분에 올해 매출은 약간 줄 것 같다.
얼마 전 소개받은 거래처에서 괜찮은 프로젝트를 제안했지만 지금 인력으로는 감당할 자신이 없다. 엊그제 면접 본 직원이 그 일에 적임자 같지만, 희망급여가 높아 부담스럽다. 매출을 늘릴 기회를 놓치는 것 같아 답답하다.
급한 대로 은행을 찾아갔더니 기존 대출의 일부라도 상환해 달란다. 긴 상담 끝에 5%만 상환하기로 했다. 혹만 붙인 셈이다. 비상 상황이다. 지난달까지 300만원씩 가져가던 생활비를 당분간 50만원 정도만 겨우 가져갈 듯하다.
당당한 성장을 꿈꿨는데 어쩌다 보니 생존을 위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창업 초기에는 성장을 위해 존재하는 기업이라는 낭만이 어렴풋이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존재하기 위해 성장해야 하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이 에피소드는 중소기업의 성장통을 설명하기 위한 픽션이다. 존폐를 걱정하는 그에게 성장하지 못하는 기업은 소멸하는 것이 시장원리이자 자연법칙이라는 설명은 멀게만 들릴 것이다. 은행에 보여줄 주문서, 고객의 주문을 소화할 인력, 실현 가능한 미래를 담은 사업계획서가 필요할 뿐이다.
시급한 것은 자금이지만, 중요한 것은 인력과 판로이다. 궁극적으로는 이들이 결합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과거에는 자금이 필요한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면 어느 정도 성장은 기대할 수 있었다. 저성장 시대인 지금은 자금을 포함한 복합처방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금융, 판로, 인재, 리더십의 문제를 복합적으로 자문하고 ‘스케일업’(scale up)을 도와줄 ‘멘토’가 필요하다. 안타깝지만 우리나라 금융권에서 중소기업 컨설팅이나 멘토링은 복잡한 KPI(실적지표) 퍼즐의 한 조각으로 치부된다. 은행이나 자금이 필요해 오는 기업 모두에게 멘토링은 부차적인 업무일 뿐이다.
선진국의 스케일업 기업생태계에서는 자금과 여타 성장 수단을 결합한 멘토링의 역할이 두드러진다.
영국 은행연합회가 만든 ‘멘토스 미’(MentorsMe)는 영국 전역에서 고성장을 원하는 중소기업이 1:1 멘토를 찾을 수 있게 2만7000명의 기업가 출신 멘토에 대한 검색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중 1000명은 은행 출신이다. 은행권 주도로 체계적으로 관리되다 보니 대출 브로커에 대한 우려가 낮다. 자금이 필요해 은행을 찾은 기업에 사족같이 멘토링을 권유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을 원하는 기업이 자신에 적합한 멘토를 스스로 찾기 때문에 형식적인 멘토링으로 흘러갈 가능성도 작다.
엄격한 선별과정을 거쳐 발굴한 기업가를 지원하는 글로벌 비영리단체 인데버(Endeavor)의 핵심 프로그램은 ‘멘토캐피탈’(Mentor Capital)이다. 멘토캐피탈은 공공부문 지원은 배제한 채 민간 기업가와 투자자의 참여와 후원만을 통해 1:1 방식으로 재무·투자·글로벌화에 대한 전략적 조언과 중개, 자금지원, 네트워킹 등을 지원한다.
‘너무 오래 사는 위험’이라는 역설적인 보험 용어가 있다. 고령화 시대에 보험의 필요성을 강조하기에 이만한 문구가 없다. 역설은 현실을 깨닫게 해주는 좋은 도구다.
중소기업의 성장통 문제를 고민하면서 ‘진정한 중소기업 지원은 지원을 끝나게 하는 것’이라는 역설을 생각해본다.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만으로는 한계기업과 구조조정의 반복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없다. 성장통은 계속될 것이고 지원은 지원을 부를 것이다. 지원을 끝내는 지원방법의 하나로 금융과 멘토링이 결합한 멘토캐피탈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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