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571돌을 맞은 한글날에는 한글의 우수성을 기념하는 한편 여러 단체에서 신조어에 대한 논쟁도 펼쳐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동안 신조어는 한글 파괴, 세대 단절 등의 이유로 우려의 시각이 컸지요.
하지만 최근에는 신조어가 사회 현상을 재치 있게 담아내 오히려 한글을 풍요롭게 해준다는 목소리도 들리고 있습니다. 신조어가 우리 사회의 변화를 표현하고, 문제점들을 꼬집으며, 더 나아가 해결책을 제시하기 때문이지요. 그 바탕에는 ‘언어는 시대와 함께 변화해 간다’는 특징이 깔려 있습니다.
그렇다고 신조어를 남발해서는 안 되겠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써야 할 자리, 쓰지 말아야 할 자리를 잘 구분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아이와의 눈높이를 맞춘 대화 등 긍정적인 방향으로 신조어를 잘 활용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는 청년실업, 성평등 문제 등 사회 변화, 사회 문제를 담은 신조어를 정리해 봤습니다.    
   
사회 변화상이 담긴 말말말
△헬리콥터 그랜파·그랜마= 손주들의 교육부터 패션까지 챙기는 할아버지·할머니. 자녀 주위를 맴돌며 자녀의 일이라면 무엇이든 발 벗고 나서는 엄마를 지칭하는 ‘헬리콥터 맘’에서 파생.
△손주병= 맞벌이하는 자녀를 대신해 할아버지·할머니가 손주를 돌봐주다(황혼육아)가 생긴 정신적, 육체적 건강상의 문제점. 고된 손주 육아로 생겨난 우울증, 퇴행성 관절염, 척추 질환 등이 대표적 손주병.
△오포시대(五抛時代)= 경제 상황이 안 좋아 연애, 결혼, 출산, 내집 마련, 인간관계를 포기하는 시대.
△운도남·녀, 운부심= 구두나 힐을 벗고 대신 운동화를 신고 출퇴근하는 도시 남녀. 운부심은 운동 자부심의 줄임말.
△돌직구남·녀=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말하거나 행동하는 남녀.
△리터루족= 부모로부터 독립해 결혼까지 했으나 전세난 등으로 부모의 집으로 다시 돌아가는 사람들.

사회문제를 지적하는 말말말 
△자소서포비아=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이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 현상.
△고시오패스= ‘고시+소시오패스’. 취업을 준비하면서 받은 심리적 불안 때문에 공격적, 반사회적 성향을 보이는 사람.
△직장살이= 시집살이처럼 직장 내 동료, 상사의 등쌀에 시달리는 생활.
△인구론= ‘인문계 90%가 논다’라는 의미. 인문학의 가치가 떨어진 상황을 지적.
△타조세대= 맹수로부터 위협을 받으면 땅속에 머리를 파묻는 타조에 빗댄 말로, 노후에 대한 불안이 있지만 대책은 없는 세대.
△알바추노=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아무 말도 없이 연락을 안 하거나 도망가는 것.
△월급 루팡= 하는 일 없이 월급만 축내는 직원.
△직따= 직장 내에서 동료를 따돌리는 일.
△신생아남·녀=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스스로 아무것도 못하는 남녀.
 
사회문제를 해결할 긍정적 사람을 뜻하는 말말말
△능청남= 능력 있고 청소도 잘하는 남성.
△가싶남·녀= 갖고 싶을 정도로 매력이 있거나 잘생긴 남녀.
△생강녀= 생활력이 강한 여성.
△공딩족= 입시와 공무원 준비를 병행하는 고등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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