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인물] 권오현 삼성 부회장

지난 13일 삼성전자에서는 상당히 충격적인 발표가 나왔습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스스로 경영 전반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거죠. 삼성전자 이사회 이사, 의장직도 임기가 끝나는 내년 3월까지만 수행하고 연임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권오현 부회장은 현재 삼성전자에서 단순한 전문경영인이 아닙니다. 그를 두고 해외 매체들은 ‘총수’라고 표현합니다. 왜냐하면 현재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병상에 있고, 그의 아들 이재용 부회장은 구치소에 수감돼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실질적인 수장을 권오현 부회장이라고 언급하고 있는 겁니다.
그동안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이 퇴진을 하겠다는 소식은 큰 이슈가 되지 않았습니다. 말 그대로 전문성을 나타내는 경영인은 많기도 하고, 전문경영인 퇴진에 따라 기업의 향방이 달라질 공산도 적었습니다. 그런데 유독 권오현 부회장의 퇴진 뉴스는 지난 13일 네이버 실시간 검색 1위를 할 정도로 세간의 화제였습니다.
권오현 부회장이 사퇴를 발표한 날인 13일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세계시장의 슈퍼호황에 힘입어 3분기 영업이익 14조5000억원을 달성할 거라는 잠정치를 발표했습니다. 이는 사상 최대 실적입니다. 사퇴 소식과 최대 실적 소식이 뒤섞인 13일을 기점으로 삼성전자는 이전과 다른 방향을 갈까요.
권오현 부회장의 사퇴는 여러 가지를 시사합니다. 삼성전자가 올 3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원동력은 수년전부터 계획된 사업에 따른 결과물입니다. 그 모든 배경에는 이재용 부회장이라는 오너십이 있었기 때문에 강력한 투자와 빠른 의사결정구조를 내릴 수 있었던 거죠. 세간에서는 오너 없는 삼성전자가 전문경영인 체제로도 잘 돌아간다고 이야기하지만 삼성 내부에서는 당장은 몰라도 5~10년 뒤를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합니다.
권 부회장은 스스로 물러남으로써 삼성전자에 오너가 절실하다는 메시지를 지금 내비치고 있는 겁니다. 권 부회장이 용퇴하면 결국 삼성그룹은 대대적인 경영진 교체가 이뤄질 겁니다. 특히 50대의 젊은 경영진이 전면에 나설 거란 이야기가 나옵니다. 총수가 부재하는 최대 위기 속에서 어떻게 보면 삼성전자는 새로운 삼성의 길을 만들려고 합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