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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제의 인문경영학] ‘조삼모사’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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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1호] 승인 2017.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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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삼모사(朝三暮四)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흔히 얕은꾀로 사람을 속이는 것을 비난하는 데 많이 쓰이는 말이다. 원문 그대로 해석하면 ‘아침에 세개를 주고 저녁에 네개를 준다’는 뜻인데 송나라 저공(狙公)과 원숭이들 간의 우화에서 나온 이야기다.
저공은 원숭이를 기르던 사람이었는데 처음에는 원숭이들과 가족과도 같은 관계로 지냈다. 원숭이들의 식량이 모자라면 자기 식구들의 양식을 덜어서 원숭이를 먹일 정도로 친밀한 관계였다. 하지만 원숭이의 수가 더 많아지고 형편이 어려워지자 도저히 먹이를 충당하기가 어려운 지경이 됐다. 고민하던 저공은 꾀를 내 원숭이들에게 물었다.
“앞으로는 너희 양식으로 주는 도토리를 아침에는 세개, 저녁에는 네개를 주려고 하는데 너희 생각은 어떠냐?” 그러자 원숭이들은 아침에 도토리 세개는 너무 작아서 배가 고프다고 화를 내었다. 저공은 다시 이렇게 물었다.
“그러면 아침에는 네개, 저녁에 세개를 주도록 하겠다. 어떠냐?” 원숭이들은 모두 기뻐하며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 우화는 <열자> <장자> 등 고전에 실려 있는데 그 시사하는 바는 각각 다르다. <장자>는 눈앞의 이익에 집착해서 사물의 본질을 볼 줄 모르는 어리석음을 원숭이에 비유했다. 또한 자기만의 관점을 고집하지 않고 어리석은 원숭이의 생각도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저공을 현명한 인물이라고 강조한다.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사상을 강조하는 장자 철학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해석이다.
하지만 <열자>에서는 지혜로운 자가 어리석은 자를 속이는 것을 비유하며 간사한 꾀로 사람들을 속이는 행태를 말하고 있다. 뻔히 보이는 눈속임으로 원숭이들을 기만하는 저공의 행태는 비난받아서 마땅하다는 것이다.
물론 두 고전의 해석은 모두 깊은 철학적 의미를 담고 있지만, 사람들을 이끄는 리더십의 관점에서도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논어> ‘안연’편에 나오는 고사이다.
제자 자공이 ‘정치가 무엇입니까?’라고 묻자 공자가 대답했다. “식량을 풍족히 하고, 군대를 튼튼히 하고, 백성들이 믿음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그중에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무엇입니까?” 자공이 또 묻자 공자는 “군대를 버려야 한다”고 대답한다. “또 한가지를 버린다면 무엇입니까?” 자공의 계속 되는 물음에 공자는 이렇게 대답한다. “식량을 버려야 한다. 자고로 사람들은 모두 죽게 마련이지만 믿음이 없으면 나라는 존립하지 못한다(民無信不立).”
공자는 식량이 없으면 백성들이 생명의 위협을 받을 수도 있고, 국방이 취약해지면 외적의 침략을 받을 수도 있지만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백성들의 믿음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국가든 어떠한 조직이든 언제나 순탄한 길만 걸을 수는 없다. 내부적으로 어려움에 빠질 수도 있고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곤란을 겪기도 한다. 이렇게 어려운 때일수록 지도자가 반드시 붙잡아야 할 것은 그 무엇보다도 조직원들의 신뢰다. 당장 어려움을 벗어나기 위해 ‘조삼모사’의 얄팍한 꾀를 생각한다면 결코 사람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을뿐더러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도 없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고 빨리 가려면 혼자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그 때 필요한 것이 바로 함께 가는 사람들 간의 믿음이다.

- 《천년의 내공》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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