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7∼9월) 한국경제가 기대를 훌쩍 뛰어넘어 1%대 중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3분기 GDP는 392조672억원(계절조정계열 기준)으로 2분기보다 1.4% 증가했다.
3분기에 1% 성장까지는 어려울 것이라던 민간기관의 전망과 달리 2분기(0.6%)의 2배가 넘는 수준을 기록했다.
3분기 성장률은 2010년 2분기 1.7% 이후 29분기 만에 최고다.
지난해 동기대비 3분기 성장률은 3.6%로, 2014년 1분기(3.8%) 이후 14분기 만에 최고다.
3분기 성장은 수출과 재정이 주도했다. 수출은 6.1%나 증가하며 2011년 1분기(6.4%) 이후 6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추석 연휴 전 9월에 사상 최대 수출 기록을 세우며 2분기(-2.9%)에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수출은 반도체는 계속 좋았고 자동차는 유럽에서 회복세였다. 화학제품도 유가 상승으로 여건이 개선됐다.
정규일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연휴 전 밀어내기 수출과 영업일수 증가 효과도 있었을 것”이라며 “10월엔 영업일수가 지난해 동기보다 6.5일 적은데 통관실적을 보면 생각보다 빠르게 회복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소비는 2.3% 증가하며 2012년 1분기(2.8%) 이래 최고를 기록했다. 장기 연휴를 앞두고 병원에서 시술을 많이 받아서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이 늘었다. 정부 추가경정예산 집행과 일자리 사업 등 영향도 있던 것으로 풀이된다. 추경 영향은 3분기와 4분기에 절반씩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민간소비는 0.7% 늘어나는데 그쳐 전분기 1.0%에서 다시 0%대로 떨어졌다.
정규일 국장은 “지난해 동기대비로는 2.4% 증가하는 등 완만하게나마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3분기의 깜짝 성장으로 올해 성장률은 정부 목표치이자 한은이 지난주 발표한 전망치인 3.0%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분기 성장률이 ‘제로’(0)에 그치더라도 연간 성장률은 3.1%가 되고 -0.5%로 후퇴해도 연간 성장률 3.0%가 가능하다. 또 4분기 성장률이 0.2∼0.5%로 나오면 연간 성장률이 3.2%에 도달하고 0.56%를 넘을 경우 연 3.3% 성장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LG경제연구원(2.8%), 현대경제연구원(2.7%) 등 대부분의 민간기관이 2%대 후반을 제시한 바 있다.
금융시장과 전문가들은 3분기 깜짝 성장이 이번달 한국은행 기준금리의 인상 가능성을 높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4분기에는 전기대비 성장률이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3분기 수출은 10월 추석 연휴를 앞두고 물량을 앞당겨 출하하는 이른바 ‘밀어내기’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그러나 4분기 영업일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일 줄어드는 만큼 수출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3분기에 수출과 정부소비가 성장률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4분기에는 북핵 리스크, 중국의 사드보복이 어떻게 될지가 변수이고 소비의 개선 추세가 이어질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추석연휴 이후 북한 리스크가 완화되자 소비자 심리에도 훈풍이 불며 3달 만에 반등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최근 발표한 ‘2017년 10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서 10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9.2로 전월보다 1.5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기준값(2003년 1월∼2016년 12월 평균치)인 100을 넘으면 소비자심리가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올해 2∼7월에는 수출 호조와 새 정부 출범 기대감 등으로 6개월 연속 오르며 6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기간 상승 폭은 17.9포인트 나 됐다. 그러다가 8월에 북한 핵 위협이 고조되고 사드 배치 관련 중국의 경제적 보복도 이어지며 1.3포인트 내렸고 9월에도 2.2포인트 떨어지는 등 2개월 연속 뒷걸음질했다.
한국은행의 소비자동향조사는 추석연휴 후인 지난달 13∼20일 전국 도시의 2200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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