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인물] 3인의 삼성전자 CEO

삼성전자가 핵심 경영진의 세대교체를 시작했습니다.
최근 권오현(65) 삼성전자 부회장이 퇴진 발표를 하면서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예고됐지만 현행대로 3개 사업부문이라는 조직은 그대로 두고 최고경영자(CEO) 체제에 대한 변화만 주기로 했습니다.
이번 삼성전자의 인사를 두고 ‘변화 속에서 안정 추구’라는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주요 인사 상황을 살펴보면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디바이스 솔루션 및 부품(DS) 부문장에 김기남(59) 사장을, 소비자 가전(CE)부문장에 김현석(56) 사장을, IT·모바일(IM) 부문장에 고동진(56) 사장을 각각 임명했습니다.
이들은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 멤버로도 합류할 계획입니다.
현행 대로 진행되면 김기남, 김현석, 고동진 3인의 CEO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3대 사업무문 수장을 모두 60대에서 50대로 교체하는 세대교체가 이뤄지게 됩니다.
전임자였던 권오현 부회장, 윤부근(64) CE 부문장과 신종균(61) IM 부문장이 모두 60대였던 점을 감안해도 삼성전자가 한층 젊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미래전략실이 해체됐고, 이재용 부회장도 경영에 임하기 힘든 상황인 만큼 이사회 기능을 강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너쉽이 개점휴업(?) 중이기 때문에 장기간 전문경영인 체제로 경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번에 새롭게 중용된 신임 부문장들은 삼성전자 내부에서 오랜 기간 검증된 인물들로 구성됐습니다. 전부 50대라는 세대교체는 ‘변화’를 나타내고, 외부 인사를 영입해 전문경영을 강화하기 보다는 내부인사를 승진시킨 것은 ‘안정’적인 경영을 추구했다고 보면 됩니다.
김기남 사장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의 부품사업을 맡게 됩니다. 김 사장은 삼성전자 공채로 입사해 줄곧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중요한 임무를 맡아왔습니다.
지난 2014년에는 반도체총괄 사장을 맡았는데요.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의 실적이 사상최대치를 계속 경신하는데, 그 바탕을 김 사장이 주도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없어서 못 판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호황입니다. 반도체에 힘 입어 삼성전자는 3분기까지 영업이익으로 38조5000억원을 벌었습니다. 올해 55조원의 영업이익도 예상 중입니다. 김기남 사장은 삼성전자 성장동력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셈입니다.
소비자가전을 담당하는 김현석 사장은 전임자였던 윤부근 대표를 오랜 기간 보좌하며 함께 삼성전자의 TV사업을 이끌었습니다.
고동진 사장의 경우 휴대폰 등 모바일사업을 맡고 있는데,  그 역시 무선사업부 개발실을 거치며 갤럭시 브랜드 탄생과 성공에 기여한 CEO입니다.
특히 고 사장은 지난해 사상 초유의 리스크였던 갤럭시노트 배터리 문제를 극복하고, 브랜드 가치를 유지한 능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2018년을 준비하는 삼성전자는 ‘전문경영인의 시대’를 준비하는 듯한 인상이 듭니다.

- 글 : 장은정 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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