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이슈] 판권 가진 저서 판매 ‘불티’

지난 10월 리처드 탈러(Richard H. Thaler) 미국 시카고대학교 부스경영대학원 교수(사진)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발표가 났을 때, 가장 크게 기뻐했을 한국기업은 어디였을까요. 다름 아닌 출판도서 전문기업인 웅진씽크빅이었을 겁니다.
웅진씽크빅은 탈러 교수의 저서 가운데 <넛지>(Nudge)와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Misbehaving: The making of Behavioral)에 대한 판권을 갖고 있습니다.
이 중에 넛지는 지난 2009년 4월 한국어로 번역돼 처음 출간된 이후 올해 9월 말까지 40만부가 팔린 유명한 경제 교양서입니다. 연간 1만부 판매는 열악한 국내 출판 시장에서도 독보적인 기록인데요. 웅진씽크빅은 넛지 하나로 매년 2~3만부 판매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넛지란 뜻은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탈러 교수는 “인간은 완전히 합리적이지 않기 때문에 정책 설계자가 슬쩍 개입하면 개인들이 똑똑한 선택을 하게 되고, 결국 경제적 효용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노벨상 특수는 넛지 판매 행진에 로켓을 달아줬습니다. 리처드 탈러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지난달 9일 이후 약 3주간 넛지 출고량이 5만부를 넘었습니다. 한달도 안돼 5만부를 출고했다는 점은 노벨상의 파생효과가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일 겁니다. 연말까지 넛지의 누적판매는 50만부를 돌파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웅진씽크빅 단행본 사업부는 정말 가뭄에 단 비 같은 소식일 겁니다. 단행본사업부는 올해 들어 42종이나 되는 새 도서를 출간했지만, 반응이 시시해서 영업이익이 3억원에 불과했습니다. 효자 단행본인 넛지가 반전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웅진씽크빅은 웅진그룹이 모기업입니다. 지난 1980년 웅진출판이란 이름으로 설립된 이래 변화와 성장을 거듭해 왔는데요. 설립 초창기부터 혁신적인 출판 기획물로 업계에 주목을 받아왔습니다. 웅진씽크빅이 선보인 ‘어린이마을’ ‘웅진위인전기’ ‘웅진아이큐’를 비롯해 1994년 창의력 학습지 ‘씽크빅’ 사업을 시작으로 한국의 선두 교육·출판그룹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웅진씽크빅의 단행본 사업을 살펴봐도 히트작이 많습니다.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등 매년 500여종의 단행본을 출판하고 있습니다. 이번 넛지 신드롬으로 웅진씽크빅이 국내 단행본 시장에서 오래오래 사람들에게 읽힐 수 있는 새로운 성장 모델을 잡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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