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커머스’알리바바, ‘동영상스트리밍’넷플릭스
‘온라인 놀이터’서 금맥 무한도전

전 세계의 기업시장을 좌지우지한다고 할 수 있는 아마존, 알리바바, 넷플릭스, 구글, 페이스북 등의 글로벌 기업들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하나같이 자신들만의 놀이터가 있다는 사실인데,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플랫폼 전략’이라고 한다. 앞서 언급한 글로벌 기업들이 각각 구축한 플랫폼 안에서 전 세계 일반인은 물론 크고 작은 수많은 기업들도 참여해 플랫폼의 영향력을 함께 증대시키고 있다.
플랫폼 전략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마크 저커버그의 사례를 들어보면 간단할 수도 있겠다. 지난 2003년 미국 명문대인 하버드 학생이었던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페이스매시를 만들었다.
페이스매시는 학교 여학생들의 얼굴을 올리고 비교하는 사이트였는데, 남학생들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여학생들에게는 질타를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페이스매시는 오래 가지 못했는데, 여기에 올라가는 정보와 이미지가 학교 전산시스템에서 몰래 해킹한 정보였기 때문이었다.
이후 하버드 학생들이 자발적인 참여로 페이스북에 자신들의 사진과 멘트를 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것이 현재 전 세계 20억명이 가입하고 활동하는 페이스북의 출발이다. 그러나 단순히 사용자가 많다고 대단한 인터넷 서비스는 아닐 것이다.
페이스북은 하나의 놀이터를 만들어줬다는 점을 주목해야 하는데, 그 이유는 그 플랫폼 안에서 다양한 상품이 소비되고 생산되고 유통된다는 점이다. 이것이 바로 플랫폼의 무서운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플랫폼 전략으로 전 세계 선두기업들이 나타나는 점은 중후장대형 사업으로 성장한 기존의 기업들과는 분명히 다른 부분이 있다. 플랫폼 산업의 빅뱅 이전에는 기업이 어떻게 하든 마케팅을 통해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일을 매일 반복했지만, 플랫폼이 있는 기업은 매일 사람들이 찾아온다. 저커버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온라인 놀이터를 창조한 사람이 된 것이다.

알리바바가 만든 글로벌 장터
이번 주 기업 포커스는 글로벌 기업들이 어떻게 플랫폼 전략으로 세계시장을 호령하는지를 분석하고자 한다. 특히 중국의 알리바바와 미국의 넷플릭스를 사례로 들어서 21세기의 성공전략을 살펴보려고 한다.
전자상거래, 즉 ‘e-커머스’야말로 플랫폼 전략을 가장 잘 실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미국에 아마존이 있다면 중국에는 알리바바가 있다. 알리바바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이지만 그 시작은 정말 미천했다고 한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1999년에 아는 사람 18명을 상대로 돈을 받아 근근이 사업을 시작할 정도로 열악했고, 알리바바에 투자유치도 상당히 어려웠다고 한다.
현재 알리바바는 연간 매출액이 26조원에 달하는 초대박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있는데, 미국을 호령하는 전자상거래 기업들인 아마존이나 이베이의 매출 규모보다 훨씬 많다고 한다. 알리바바가 만든 플랫폼에는 매년 4억5000만명이 찾아와 실제 상품 구매 버튼을 누른다고 한다.
또한 매달 정기적으로 들어와서 구경하고 검색하는 활동 인원만 해도 5억명이 넘는다. 사람들이 끊임없이 알리바바를 찾는 이유는 사람들이 질 좋고 값싼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플랫폼 전략이 왜 중요한지는 알리바바의 새로운 사업 방향을 보면 알 수 있다.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진이 있는 와중에도 알리바바는 중소기업의 수출을 돕겠다며 ‘중소기업 겨울나기 생존발전’이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알리바바의 이익을 낮추는 대신 중소기업의 수출을 돕는 프로젝트였는데, 이렇게 대외적인 위기 상황에서도 자신들의 장터에서 생존하는 중소기업을 먼저 챙기는 모습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알리바바가 초대형 플랫폼을 갖추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나 싶다.
알리바바의 창업주 마윈에 대해서는 국내 언론에서도 상세하게 다루고 해외 언론에도 인터뷰가 나오고 있지만, 불과 몇년 전만 해도 마윈은 해외 유력 매체와도 인터뷰를 절대 하지 않는 걸로 유명했다.
그 이유는 알리바바가 중국 토종 기업이라는 점을 숨기고 싶었고, 자신에 대해서도 신비주의를 간직하고 싶었기에 그랬다. 초창기부터 마윈은 글로벌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이 필요함을 인식한 것이다. 플랫폼 전략의 중요성 가운데 하나는 국적을 불문하고 전 세계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장터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다.
 
넷플릭스, 불편함에서 돈맥 찾다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넷플릭스는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분야 세계 최대 기업이다. 넷플릭스가 진출한 국가수는 190개가 넘고, 유료 회원 수가 1억1000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그런데, 넷플릭스는 1997년 창업 당시에는 그냥 동네에 흔한 DVD 대여점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넷플릭스의 창업자인 리드 헤이팅스는 사람들이 DVD 연체료를 내는 것을 보고, 월 정액제로 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넷플릭스라는 플랫폼 안에서 차별화된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고 유통하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에 미치게 된다. 물론 이러한 영상 플랫폼 전략은 구글의 유튜브와 비슷하다고 말할 수 있지만, 넷플릭스는 다른 지점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넷플릭스 플랫폼에서는 콘텐츠 제작자에게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영화, 드라마 등 차별화된 고급 영상을 독점적으로 넷플릭스에 공급하면 넷플릭스는 전 세계 유료회원에게만 이 영상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최근에 넷플릭스는 자체 제작 능력까지 갖춰 자신들이 원하는 고품질 영상 콘텐츠를 서비스하기도 하는데, 최근 한국에서 서비스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도 그러한 사례다.
플랫폼 기반의 기업은 플랫폼을 도외시한 기업에게는 최대 경쟁자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넷플릭스의 경우에도 미국 최대 비디오 렌탈 업체인 블록버스터를 파산하게 만든 원인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플랫폼 전략을 구사하지 못하는 기업에게는 장밋빛 미래는 없다는 것이 최근 글로벌 경영에 있어 뼈 아프게 다가오는 말 중에 하나다. 국내에도 대형 플랫폼을 기반으로 자신의 영향력을 떨치고 있는 네이버, 카카오도 있지만, 앞서 사례를 설명한 구글, 페이스북, 알리바바, 넷플릭스 등과 대적을 할 수 있을지도 궁금하다.
특히 넷플릭스는 최근 한창 성장하는 플랫폼 글로벌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회원수 증가에 있다. 유튜브의 회원은 10억명이고 페이스북은 20억명이다. 넷플릭스 1억명 회원이 10배, 20배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걸 이야기한다.
그래서 넷플릭스는 14억명 인구가 있는 중국 시장에 진입을 꾸준히 시도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중국의 네이버라고 할 수 있는 바이두의 자회사 아이치이와 콘텐츠 라이선싱 계약을 하기도 했다. 아이치이는 중국 내에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는 곳이다. 플랫폼 전략의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플랫폼과 플랫폼이 만나면 폭발적인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는 점이다.
본격적으로 넷플릭스의 콘텐츠들이 중국에 서비스를 시작한다면, 분명히 넷플릭스의 회원수 증가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지 않을까 기대 해본다.

- 글 : 김규민기업전문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심선정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