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그것도 별로 알려지지 않은, 변두리의 조그만 학교였다. 그렇지만 선생님들의 가르침에 따라 성실하게 학교생활을 했던 동기들은 졸업과 동시에 거의 모두 취직할 수가 있었다. 제자들 취업을 위해 열심히 헌신하셨던 선생님들 덕분이었다. 고3 여름방학 실습 때에는 기업체에 출근시간 한 시간 전에 출근해 사무실, 때로는 화장실까지 청소하고 제일 늦게 퇴근하도록 가르치셨던 기억이 난다.
경제가 어렵고 특히 실업문제가 심각하다고 한다. 놀고 있는 인적자원이 많은 것이다. 인적자원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 하는 것이 국가경쟁력의 척도인 세상에서 높은 실업률은 국가경제의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일자리가 없다고 한다. 실제로 일자리가 줄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고용시장 위축시키는 제도 개선을
문자 그대로 ‘일자리가 줄고 일자리가 없는 것인가? 중소기업을 비롯해 일손이 부족하다는 소리가 여전한 것을 보면 단순히 일자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원하는 만큼 보수를 주는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그나마 가진 건 인적자원 밖에 없는 나라에서 청장년 실업이 심각하고 OECD 국가 중 여성들의 경제활동 인구 비율은 가장 낮다. 반면 20대를 기준으로 할 때 대학 졸업생 인구 비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전체 인구 대비 노동 인구 비율은 낮으면서도 취직 안 되는 자녀들을 위해 상당한 교육비를 지출하는 구조로는 경제와 실업의 정체 상태를 벗어나기 어렵다.
대기업과 공공부문은 노동 수요가 공급에 비해 적고 중소기업 부문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한다. 이것은 급여수준을 감안한 대기업과 공공부문의 노동생산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중소기업 부문의 그것은 상대적으로 높은 사실을 반영하는 것이다. 양 부문 간에 임금과 보상 수준의 격차가 존재한다.
대기업과 공공부문이 생산성 이상의 급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문제이다.

실업자 양산 대학교육 혁신해야
시장원리가 아닌 법규를 통한 고용보장, 강성노조, 거래기업에 대한 납품 단가 인하, 연공서열형 인사제도 등 인위적 요인들이 급여 수준의 이중구조를 만들고 있다.
인위적인 불균형으로 대기업과 공공부문 고용 증가를 막고 중소기업 부문의 실업을 증가시키고 있다. 시장 원리가 아닌 제도와 관행 등 인위적인 요소가 고용 시장을 위축시키는 것이 문제이다.
평균수명은 늘어나고, 출생률은 감소하는 현실이다. 경제 선진국과 국민 행복을 지향한다면 고용 창출과 확대가 국가적인 최우선 과제이다.
일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면 누구나 일할 수 있는 사회이어야 한다. 그런 뜻에서 2070사회를 제안하고자 한다. 20세부터 70세까지 일해서 돈 벌고 행복해지며 높은 국가경쟁력을 유지하는 사회이다.
그렇게 되려면 1인당 급여 수준을 평균적으로 현재보다 낮춰 더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도록 해야 한다. 국가 전체적으로 총 노동량은 현재보다 크게 증가할 것이다. 그런 사회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첫째, 원하는 사람 모두가 국비로 대학을 다닐 수 없다면 고등학교만 나와도 누구나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 그것은 정부와 기업의 노력은 물론 국민의식의 혁신을 필요로 한다.
둘째,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고품질 인력을 양성하자. 실업자를 양산하는 대학은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축소, 혁신돼야 한다.
셋째, 국가적인 차원의 고용 및 급여체계 혁신을 추진하자. 특히 계급적 연공서열제로 고용 기회를 스스로 축소시키는 공공부문 및 기업 급여체계를 성과 및 능력주의 급여체계로 보다 과감하게 혁신하자.
넷째, 모든 생산적인 노동을 존중하고 우대하는 국가적 풍조를 만들어 나가자. 근로소득에 비해 자산소득에 많은 세금을 부과하도록 하자.
90년대 미국의 신경제 번영은 전체적으로 국민들이 더 많은 노동을 한 결과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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