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더하기 자영업 열전] ‘N15’ 허 제 대표

최근 한국에도 새로운 기술과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제조업 기반 창업자들이 많이 배출되고 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세계무대를 달리는 기업인이 있다. 허제 N15 대표(사진)도 그 중에 한명이다.
허제 대표는 N15를 ‘하드웨어 액셀러레이터’라고 소개하고 있다. 액셀러레이터는 본래 가속장치를 뜻하는 단어인데, 창업 초기기업을 발굴하고 빨리 성장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투자, 멘토링, 마케팅 등을 지원하는 단체를 말한다. N15가 하드웨어 액셀러레이터인 이유는 시제품이 필요한 제조 기반 창업자들이 보다 빨리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때문이다.
“최근 몇년 국내 창업 트렌드를 보면 제조업 보단 소프트웨어 창업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소프트웨어 창업이 하드웨어 창업보다 훨씬 더 빠르게 성장하고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들어간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사물인터넷(IoT)이라는 트렌드가 하드웨어 창업의 붐을 일으키고 있으며, 국내 제조업 역량을 활용해 세계적인 창업기업을 만들어낼 수 있는 하드웨어 액셀러레이터가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미래 제조업 먹거리에 주목
그가 처음부터 제조업 분야에서 일했던 것은 아니다. 제조업 창업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바로 3D프린터였다. 프린터가 활자나 그림을 인쇄하듯이 도면을 바탕으로 입체 물품을 만들어내는 기계인 3D프린터는 제조업 환경을 완전히 바꿀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허 제 대표는 3D프린터라는 새로운 분야에 시선을 돌렸다.   
“저는 원래 회계법인에서 컨설팅 업무를 해왔습니다. 회사를 다니며 3D프린터에 푹 빠져서 당시 ‘3D프린터의 모든 것’이라는 책을 출간했고, 운이 좋게도 베스트셀러가 됐습니다. 점점 더 미래 제조업과 창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게 됐고, 지금의 N15를 만들게 됐습니다.”
N15는 용산 나진상가 15동에 위치하고 있다. 컴퓨터, 카메라, 게임기 등의 천국이었던 용산. 이 곳에 즐비한 전자제품판매점의 모습을 보면 한때 전자제품의 메카였음을 실감나게 한다. 과거 1990년대 컴퓨터 열풍이 불었을 때 용산 상가에서 부품을 사서 직접 조립하던 사람들이 많았다. 용산 전자상가가 부품을 제공해 자신이 원하는 컴퓨터 모양을 만들 수 있게 해줬던 것처럼 N15는 창업자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자신이 원하는 ‘기업’을 만들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제조창업 기업들의 가장 큰 어려움은 기술개발입니다. 특히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창업은 전문 인력을 갖추고 제품을 개발하기엔 상대적으로 많은 고정자금을 필요로 하지요. 그래서 N15은 ‘프로토 X’(Proto X)라는 서비스를 만들게 됐습니다. ‘단 시간 내에 최고의 품질로 창업 기업에게 기술지원을 한다’는 것이 목표입니다.”

제조 아이디어를 현실로
N15의 Proto X 서비스는 제조업 기반 창업자에게 단비 같은 존재다. 아이디어만 가지고 있는 제조업 창업자는 Proto X 서비스를 통해서 자신이 구상한 제품에 대해 기술자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을 수 있고, 또한 N15가 구비하고 있는 3D 프린터를 사용해 시제품을 만들어 볼 수 있다. 과거 시제품 하나를 제작하려고 해도 소규모 제작 공장을 일일이 찾아다니고, 금형 등 큰 비용을 지출했던 창업자들은 이 곳에서 아이디어 구현부터 마케팅까지 한번에 상담 받을 수 있다. 현재 이 서비스는 해외에서까지 인정을 받고 있다.
현재 N15는 해외에 있는 제조업 기반 창업자들에게도 서비스를 제공해 세계무대로 발을 넓히고 있다.
“N15는 용산전자상가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을지로, 베트남 호치민, 홍콩 그리고 실리콘밸리로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현재 해외에 있는 유망한 창업기업을 발굴하고 한국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돕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를 비롯한 엑셀러레이팅 멤버들은 유럽, 미국, 동남아, 인도, 브라질 등에 기업발굴을 위해 모두 출장을 나가 있습니다.”

N15의 서비스가 여기서 끝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N15가 제조업 창업을 확실히 도와준다는 증거는 바로 ‘디지털대장간’에 있다. N15가 서울시와 함께 운영하는 독특한 공간인 디지털 대장간에는 밀링선반, 레이저목재커터 등의 장비가 구비돼 있고 누구든 교육을 받고 장비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창업자는 이 곳에서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스스로 만들어보고, 또한 경력단절 여성이나 요소기술 장인들이 찾아와 자신의 아이디어를 마음껏 구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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