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지계 공포증에 걸린 사장님
K사장은 매년 정초에 신년지계를 세울 때마다 황당해진다고 한다. 계획을 세운다고 이뤄질 것인가? 또는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계획을 세워서 살았고, 그 계획대로 됐단 말인가? 등등의 의문이 솟구친다는 것이었다.
신년지계를 성경이나 불경, 또는 성직자의 계율처럼 생각한다면 너무 무거워진다. 그렇다고 ‘월 1건 이상 걸 헌팅’ 등의 계획이라면 그건 CEO의 신년지계가 아니라, 섹스나 사랑을 엔터테인먼트 정도로 아는 20대 초반의 청춘일기장이다.
CEO의 신년지계는 성직자의 그것처럼 무거울 필요도 없고 20대의 엔터테인먼트처럼 장난일 필요도 없다. 피를 흘려야 하는 전쟁터에 나가는 구호처럼 살벌하거나 엄숙하고 장엄할 필요도 없다.
또한 철부지 20대의 걸헌팅 사전처럼 정열 일변도이어서는 더구나 안된다. 과잉이라 할 만큼의 의욕이 포함돼도 좋고, 시간과 공간과 몸과 마음의 혹독한 절제가 포함되지 말란 법도 없다.
K사장은 신년지계가 자유로왔으면 좋겠다고 가끔 말한다. 그동안 너무 진지한 계획을 세웠다가 실패한 경험이 그를 신년지계 공포증에 걸리게 했는지도 모른다.

자기억제를 억울해 하지 말라
그렇다면 새해에 세우는 계획을 꼭 신년지계라는 이름으로 부를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 이름 때문에 기분이 딱딱해진다면 부드러운 이름으로 풀어서 부른들 누가 뭐라 할 것인가?
그래서 지어본 신년지계의 쉬운 이름은…. 금년에 하고 싶은 일 다섯가지, 나 이건 꼭 할래, 금년에 꼭 해야 할 10가지 등 표현을 어떻게 하든 새 해의 계획으로 마음 먹기만 한다면 문제는 없다.
쉽게 풀었다 해도 계획에는 반드시 몇 가지 필수조건이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자기 억제. 자기 억제를 억울해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스스로에게 좀 더 가혹할 수 있다면 삶은 그만큼 수월해지고, 경영에는 저절로 프로 냄새가 날 것이다.
성공한 사람은 실패한 사람이 꺼려 하는 일도 싫어하지 않는다.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이 아주 싫어하는 것까지도 성공이라는 목표에 종속시킬 줄 알기 때문이다. 그것이 성공의 유연성이고 포용력이다.

늦은 계획도 없는 것보다 100배 낫다
신년지계라는 무뚝뚝한 제목 대신에 ‘금년에 꼭 해야 할 10가지’ 정도로 해놓으면 머리 회전이 잘 될 것이다. 다음에 제시하는 10개의 하고 싶은 일을 참고하라.
1)아침마다 늦어도 6시30분에 일어나자. 일찍 일어나는 것 자체가 이미 삶을 바꿔놓는다. CEO라면 더 부지런해도 된다.
2)사원들을 진심으로 사랑하자. 사원 없이 회사 없다.
3)목표 위주의 경영을 하자. 인건비 상승률보다 높은 매출상승률, 매출상승률보다 높은 이익상승률을 추구하자.
4)(회사가 적자상태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적자를 면하자. 적자는 CEO의 죄악이다.
5)가정의 행복도 사회적인 행복만큼 중요하다. 아내를 사랑하고 아내 외의 여자를 두려워 하자.
6)끊임 없이 공부하자. 40대에 공부하면 50대에 당당하고, 50대에도 공부하면 60대를 초라하지 않게 맞는다.
7)누구든지 칭찬하자. 특히 사원은 만날 때마다 칭찬하자.
8)얼굴에 웃음을 잃지 말자. 웃음은 여유다. 여유 없이 경영 없다.
9)약속을 지키자. 약속을 안지키면 아무것도 지켜지지 않는다.
10)매일 운동하자. 건강해야 성공한다.
새해 계획을 아직도 못세운 CEO라 해서 한 해가 실패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계획수립과 그 성취의 쾌감을 모르는 CEO라면 성공의 맛을 모르는 경영자가 될지도 모른다. 지금 새 해 계획을 세운다 해서 절대로 늦지 않다. 늦은 계획이 계획 없음보다는 백배 나은 것이니까.

한국네트워크마케팅협회 회장
smileok@knm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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