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또 한해가 왔다. 탈출구 없이 정체된 모든 상황들도 떠밀려 새날을 맞이했다.
올해는 여기저기에서 경기회복의 조짐들을 조심스레 타진하지만 여전히 중소기업의 체감경기는 매섭게 춥기만 하다.
이미 지난해 중소기업의 제조기반 약화와 인력난 등 총체적 위기를 겪어온 영세기업들에게 경기회복의 조짐은 의미없는 청신호처럼 다른 세계의 소리로 여겨진다.
살아있는 생물체인 경제를 중소기업인 입장에서 볼 때 한없이 높게 보인다. 수출이 잘돼 그나마 버텨주고는 있지만 내수 위주의 중소기업에게까지 온기가 닿지 않는다.

나라 살리는 정책 아쉬워
이제 막 아궁이에 불을 피워 아랫목이 덥혀지고 있지만 윗목에서 벌벌 떨고 있는 중소기업에게는 어렵게 살려낸 불씨를 활활 피워 낼 정책적 묘안이 시급한 실정이다.
해를 넘긴 산적한 문제들의 실마리를 어떻게 풀어야하는지 난감한 기업들은 더 이상의 악화가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수년간 계속되어온 국내기업들의 산업시설 해외이전이 최근 위험수위를 넘어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중소기업인들도 너무 빠른 산업공동화를 우려하고 있지만 효과적인 대안의 속도는 너무나도 둔하다.
엄청난 조류에 중소기업은 부표처럼 떠다니고 있다.
신년초다운 정부의 각종 정책들이 신문지상에 화려하게 올라 많은 자금 지원이 계획되지만 웬만한 담보없이는 영세기업의 자금은 생각할 수도 없다.
인력난과 함께 중소기업의 자금 고갈은 이미 오래된 이야기이고, 산업 공동화에 따른 하청기업들의 연쇄도산은 이제 새삼스런 모습이 아니다.
제조업 기반의 붕괴로 파생되는 문제는 국가경제 전반에 전달될 것이고 이제는 경제를 살리는 정책이 아니라 나라를 살리는 정책의 의미로 바뀌어야하지 않을까 한다.
새해 중소기업인의 한사람으로서 바람이라면 기업여건의 활성화를 위한 여러 가지 정책수립과 활용에 대한 노력과 함께 자금지원제도의 현실화를 당부하고 싶다.

실력있는 中企 집중지원을
정책시행과 여건의 변화는 많은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라면, 자금의 수혈은 중단됐던 기계를 다시 돌릴 수 있는 가장 빠른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수없이 많은 중소기업의 바퀴가 돌아야만 거대한 원을 그리는 대기업이 더욱 활성화되고 국가경제의 심장이 살아 숨쉴 수 있다. 중소기업은 자금의 단위가 크지 않기 때문에 거액의 자금지원까지도 생각지 않는다.
다만 어느기업이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자금 정책의 핵심은 타이밍라고 생각한다.
자금이 필요한 적절한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유연성 있는 중소기업 자금지원정책이 절실히 요구된다.
크든 작든, 기업에 필요한 자금 유입이 중소기업의 사활을 결정하고 우리의 산업경제에서 개미군단의 힘이 산을 옮길 수 있는 교훈을 실현시켜야한다.
지금까지 중소기업은 주는대로 받는대로 소리없이 변방을 지키는 그림자처럼 여겨져왔으나 앞으로의 시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의 개념으로 서로간의 적극적인 인식개선 없이는 국내외적으로 경쟁력을 상실하고 만다.
경제는 순환해야 한다. 중소기업에 자금이 돌아야하며 세워졌던 기계가 다시 가동돼야만 한다.
사선을 넘어 지금까지 살아남아 처절한 자생력을 갖게된 현재의 중소기업들은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을 것이다.
이러한 실력있는 중소기업이 좋은 전망이 느껴지는 올해에는 새롭게 비상할 수 있도록 넉넉한 자금지원을 기대한다.
그리고 이 땅의 모든 중소기업인들에게 부자되는 새해가 될 것을 가슴깊이 기원한다.

이소영
폴리프러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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