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수출이 내년에도 성장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그러나 보호무역주의와 원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올해와 같은 두자릿수 성장률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2017년 수출입 평가 및 2018년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수출과 수입 증가율을 각각 4.7%, 6.3%로 전망했다.
내년 예상 수출액과 수입액은 각각 6020억달러, 5080억달러로 무역흑자 규모는 940억달러로 예상했다.
수출과 수입을 합한 총 무역액은 전년보다 5.4% 증가한 1조1100억달러로 2년 연속 1조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수요 회복·IT 호전 전망
우선 내년 수출액과 무역액은 모두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무역협회는 “미국 등 선진국과 주요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수요 회복과 정보기술(IT) 경기 호조 등의 영향으로 수출 증가세가 지속할 전망이며 수입은 민간소비 등 국내경기 회복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수출액이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등 관련 산업 투자 확대로 전년 대비 8.8% 증가하면서 단일 품목 최초로 100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일반기계는 중국 건설경기 호조와 신흥국 사회간접자본 투자 확대로 6.0%, 석유화학은 유가 상승과 신·증설 설비 가동으로 3.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와 자동차부품도 수요 회복과 신차 효과, 한·중 관계 개선 등으로 5.9% 증가하는 등 13개 주력품목 중 9개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선박은 수주 잔량 급감으로 수출액이 반토막(-52.2%) 나고 철강도 중국과의 경쟁 심화와 미국의 수입규제 강화로 9.1% 감소하는 등 4개 주력품목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올해 연간 수출과 수입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지난해와 달리 각각 16.1%, 17.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무역협회는 올해 연간 수출과 수입 전망은 각각 5750억달러, 4780억달러로 총 무역액이 3년 만에 1조달러를 돌파할 것이 확실시된다고 밝혔다.
올해 수출은 IT 경기 호황과 수출시장 다변화 등의 영향으로 1~10월 17.3%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도체를 제외하고도 11.9% 증가했다.
올해 1~9월 기준으로 수출 증가율(18.5%)이 세계 평균(9.2%)을 앞서면서 수출 순위가 세계 8위에서 6위로 올라섰다.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도 3.3%를 넘어서면서 최고치(2015년 3.19%)를 경신할 전망이다.

‘美 금리인상’ 등의 우려도 상존
무역협회는 세계경기 회복과 글로벌 IT 경기 호조 등의 호재가 지속할 전망이지만, 원·달러 환율이 평균 1100원 내외로 하락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 등 보호무역주의 기조와 미국의 금리인상 등의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평균 50달러 중반을 유지하면서 수출입 단가 상승을 견인할 전망이다.
김영주 무역협회장은 “수출 전망이 지난 2년에 비해 상당히 좋아졌다”며 “올해 벤처기업 수출액이 처음으로 200억달러로 늘었고 수출시장도 미국과 중국에서 아세안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올해 무역흑자가 수입이 줄어서 늘어나는 불황형 흑자가 아니냐는 질문에 “전체 무역흑자가 구조적으로 국내 산업의 경쟁력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상당 부분은 우리 기업이 노력한 결과이며 적정 수준의 흑자는 이제 계속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세계 반도체 시장 성장률보다 훨씬 빠른 점을 거론하고서 “해외시장이 나아졌다고 시장 흐름만 탄 게 아니라 우리 반도체 수출 자체의 경쟁력도 높였다”고 설명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주요국의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한국이 54.9%로 가장 높았고 대만 15.5%, 독일 12.6%, 일본 9.4%, 미국 5.3% 등이 뒤를 이었다.
한·중 FTA 서비스·투자 분야 후속협상에 대해서는 “우리에게 상당히 도움될 수 있다”며 “우리가 강점이 있는 여러 서비스 업종을 산업통상자원부와 협의해 많이 관철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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