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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포커스] 차세대 삼성반도체 이끄는 김기남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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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7호] 승인 2017.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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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경영능력 겸비, 25년 만에 인텔 추월…슈퍼사이클 이끌‘슈퍼맨’등극
쉽게 말하면 삼성전자의 최대 강점은 갤럭시 브랜드의 스마트폰 사업이라고 할 수 있지만, 사실상 삼성전자의 진짜 엔진은 반도체다. 반도체 산업도 여러 세부 영역이 있는데, 삼성전자는 D램, 낸드플래시 등의 핵심 분야에서 전 세계 1위를 선점하고 있다.
인텔이라는 거대 경쟁자를 물리치고, 중국의 발 빠른 추격을 따돌리면서 세계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힘은 얼마나 많이 수익을 남기느냐를 보면 알 수가 있는데, 올해 3분기 삼성전자의 실적발표에서 반도체에서만 10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렸다.
 영업이익이라는 것은 전체 매출 금액에서 제조 원가, 판매비, 관리비 등을 모조리 뺀 순수 이익이다. 한 사업 카테고리에서 분기당 10조원의 마진을 남겼다는 건 엄청난 재무실적이 아닐 수가 없다. 그래서일까? 최근 단행된 삼성전자의 사장단 및 임원 인사를 보면 반도체 사업 부문에 있는 사람들이 대거 승진하는 결과를 보여줬다.
사장단 승진 대상자 7명 중에 4명이 반도체 사업부문의 인사였으며, 임원 승진 221명 중 99명이 역시 반도체에서 나왔다. 공이 있는 사람에게 상을 주는 거야 당연한 소리지만, 요즘 삼성전자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도 반도체 사업은 가장 뜨거운 감자가 아닐 수 없다.
 
슈퍼 사이클에 접어든 반도체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에서 강점을 보이는 원동력은 자체적으로 사업 전략이 훌륭한 점도 있겠지만,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이 장기호황인 ‘슈퍼 사이클’에 진입했기에 그렇다. 메모리 반도체는 쉽게 말해 우리가 사용하는 IT 기기의 저장을 담당하는 반도체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주요 부품이 바로 메모리 반도체다.
메모리 반도체의 종류가 앞서 말한 D램과 낸드플래시 등인데, 기술격차를 보더라도 한동안은 삼성전자의 D램과 낸드플래시와 대적할 경쟁자는 나올 수 없는 수준에 올라서 있다.
최근에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른 SK하이닉스가 있다. SK하이닉스는 한·미·일 연합을 구성해서 도시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사들였지만, 삼성전자가 구축해 놓은 반도체의 아성을 넘기는 역부족이다.
이미 삼성전자는 이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38%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2위인 도시바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한 SK하이닉스의 시장 점유율은 18% 정도다. 2배 이상의 시장 점유율의 격차는 단순히 기술력만으로는 따라잡기 역부족이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호황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올해 완전히 인텔을 제치고 선두로 나설 것으로 보여진다.
삼성전자가 올해 반도체 사업에서만 대략 72조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인텔의 67조원을 뛰어넘게 되는 것이다. 분기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인텔을 넘어선 것은 몇번 있었지만, 연간 기준으로 인텔을 앞선 것은 아마 올해가 첫해가 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992년 반도체 2위에 올랐다.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의 왕좌를 지켜온 인텔의 반도체 시대가 끝나고 25년 만에 삼성전자가 새롭게 왕좌에 올라서게 된 모양새다.
초일류 반도체 회사와 김기남 사장
삼성전자는 크게 3개 사업부문으로 나뉜다. 반도체, CE(소비자가전), IM(IT·모바일) 등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이 3개 사업부문의 총괄 사장 인사를 단행했는데, 반도체 사업에는 김기남 사장을 CE에는 김현석 사장을, IM에는 고동진 사장을 각각 수장으로 올렸다.
이번 인사를 통해 김기남 사장은 실질적인 삼성전자의 2인자로 떠올랐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최대 호황을 맞이하고 있고, 의미 있는 실적으로 사업을 이끌고 있는 주역으로 김기남 사장을 한동안 주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김 사장은 1981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엔지니어로 성장한 ‘테크노 CEO’다. 서울대 전자공학과 출신인 그는 입사 이후 1983년 카이스트에서 전자공학 석사를, 1994년에는 미국 UCLA에서 전자공학 박사 학위를 땄다. 대부분의 이력이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에서 지냈던 그는 삼성이 자랑하는 핵심 인재로 주목받아 왔었다.
삼성전자의 인사평가 중에는 ‘펠로’라는 게 있다. 지난 2002년 도입한 펠로는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핵심 기술 인재에게 부여되는 직책(전무급)이다. 까다로운 선발 요건으로 삼성전자 내에서는 ‘삼성 노벨상’으로 불리기도 했다. 김기남 사장은 지난 2003년 삼성 펠로에 선정됐는데, 이 삼성 펠로 출신은 항상 삼성전자의 차세대 CEO로 가는 통로였다.
김기남 사장은 해외에서 더 인정 받는 석학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국제 반도체 관련 학회에서 김기남 사장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며, 그의 논문은 특별한 연구업적으로 매번 극찬을 받고 있다. 사장에 올라선 현재에도 김 사장은 반도체 연구 관련 논문에 손을 떼지 않을 만큼 기술개발에 직접 고민하는 ‘공부하는 CEO’다.  
그래서일까? 그는 극심한 삼성전자 임원 승진에서도 늘상 최연소 승진의 타이틀을 거머쥐며 승승장구를 했다. 1997년에는 39세의 젊은 나이로 반도체연구소의 기술개발팀 이사 대우로 올라섰고, 2010년에는 52세의 나이로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장에 등극했다. 기술원장은 사장직이다. 2013년에는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본격적인 경영자의 길을 걷게 된다.
그가 단순히 기술 분야에 있어 연구와 개발에만 일취월장했다면, 현재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 사장의 자리에 오르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는 경영능력 면에서도 의미 있는 숫자를 만들어왔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사장으로 부임한 그는 2013년 연간 영업이익을 3조원으로 올리면서 기술과 경영의 간극을 훌륭하게 메꿨다.
그를 두고 일각에서는 전형적인 워커홀릭에 빠진 테크노 CEO라고 평가하는 목소리도 있다. 엔지니어 출신이다 보니까, 연구과제에 대한 끊임없는 욕심으로 직원들과 밤을 꼴딱 새는 작업도 수두룩하게 해왔다.
하지만 그는 워커홀릭에 빠진 테크노 CEO 이전에 미래를 내다보며 일하는 경영자로써의 시각이 출중하다.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서 반도체에 대한 중요성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김기남 사장은 반도체 사업의 다양화에 나서고 있다. 김 사장은 올해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 강화를 위해 파운드리 사업부를 별도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파운드리는 반도체 생산시설을 전담하는 사업부다.
미래 반도체 시장 싸움 준비
사업부를 독립시키는 건 경영리스크를 줄이거나, 아니면 미래 유망사업으로 키우기 위해서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부 독립은 후자일 것이다. 내년까지 삼성전자는 2018년까지 대만 TSMC에 이어 세계 파운드리 업계 2위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반도체를 설계(팰리스)하고, 그걸 생산까지 하는 종합 반도체 회사 입장에서는 팰리스와 파운드리가 양 날개처럼 균형성장을 하는 게 중요하다. 김 사장은 삼성전자의 미래 모습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현재 세계 1등 반도체 기업을 책임지는 김기남 사장이 새로운 사업부 독립을 하는 이유는 앞으로 벌어질 반도체 대격돌을 대비한 자세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워낙 호황기에 접어든 상황인지라, 각국의 반도체 기업들이 공격적인 시설투자를 하고 있는데, 몇년 뒤 공급과잉에 의해 반도체 가격이 급격히 하락할 수도 있기에 그렇다.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에 강점을 보이는 중국의 반도체 기업들은 요즘 메모리 반도체 시장까지 손을 뻗고 있다.
삼성전자의 핵심 인력을 중국기업이 스카웃하는 사례도 벌어지는 모양이다.   
그래서 삼성전자는 D램, 낸드플래시 등 기존에 잘 하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이어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 반도체)를 강화하고, 팰리스 중심에서 파운드리까지 보폭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김기남 사장은 현재의 승리에 취하지 않고 미래에 벌어진 반도체 대전을 준비하고 있다. 10년 뒤 먹거리를 내다보는 경영전략이 어떻게 구축될지 기대가 모아진다.

- 김규민기업전문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심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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