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인물]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동원그룹은 ‘참치’사업을 대표하는 수산전문기업입니다. 하지만 그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지요.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은 2000년 들어서면서 동원그룹을 수산업과 종합식품회사와 금융전문기업으로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기업의 모태인 동원산업은 수산 사업에만 집중을 하고요. 수산물·농산물 등의 제조 및 생산과 음료·김치 등 식품 관련 부분은 동원F&B가 맡게 된 거죠. 2001년에는 동원그룹의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가 설립되면서 동원산업은 6개 금융계열사와 정보통신사업을, 동원엔터프라이즈는 동원F&B와 동원식품 등 식품사업을 총괄하게 됐습니다.
김재철 회장에게는 두 아들이 있는데 장남인 김남구 부회장은 한국투자금융지주 대표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그리고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동원엔터프라이즈 부사장)이 있습니다. 김남구 부회장은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 주식을 전혀 갖고 있지 않고, 김남정 부회장 역시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지분이 전혀 없습니다. 일찌감치 후계구도를 교통 정리한 것이지요.
동원그룹이 금융시장에 몸을 담고 있었다고 하면, 일부 사람들은 생소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1982년 동원산업이 한신증권을 인수하면서부터 금융사업의 역사가 시작됩니다.
이후 수차례 인수합병(M&A)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요. 2005년에는 동원금융지주가 자기보다 덩치가 훨씬 큰 한국투자신탁을 인수하게 됩니다. 기존 동원금융지주보다 시가총액이 두배나 많은 1조원대의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설립하게 됩니다.
이후에도 김남구 부회장을 필두로 한국투자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는 금융업계 역사의 굵직한 행보를 남기게 되는데요. 2008년 한국투자증권의 싱가포르 법인을 세운 데 이어 2010년 베트남 현지 증권사를 인수했고요.
2014년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사무소를 열었습니다. 인도네시아 증권사를 인수하겠다는 비전도 있습니다. 동남아를 거점으로 하는 아시아 대표 투자은행이 되기 위한 준비 과정을 하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최근 김남구 부회장은 금융업계에 새로운 금자탑을 완성했습니다. 금융위원회가 지정하는 초대형 투자은행(IB)에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과 함께 한국투자증권이 지정된 겁니다.
정식명칭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 및 단기금융업 인가’입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초대형 IB로 지정되면서 나 홀로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았습니다.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으면 자기자본 200% 한도에서 만기 1년 이내 어음을 발행할 수 있는 권한이 생깁니다. 증권사가 은행처럼 수신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는 얘기지요.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현재 4조3450억원입니다. 이제 이 금액의 2배인 8조7000억원까지 어음 발행이 가능하게 됐습니다.
김남구 부회장은 초대형 IB 탄생 신화 이전에도 올해 굵직한 이슈를 터트린 장본인입니다. 바로 카카오뱅크죠. 한국투자금융지주는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자체적인 은행 네트워크가 없습니다. 그래서 김남구 부회장은 과감하게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의 지분을 58% 인수하면서 최대 주주가 됐습니다.
인터넷전문은행과 초대형 IB를 보유한 김남구 부회장은 이제 아버지 김재철 회장이 원양어선으로 참치사업의 세계화를 이룩했듯이 금융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성과를 내려고 합니다.

- 글 : 장은정 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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