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10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단체협의회 대선후보 초청 강연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강연하고 있다.

중소기업계의 2017년은 희망과 우려가 뒤섞인 ‘다사다난’했던 한해였다.
특히 올해는 지난 5월의 조기 대통령선거 실시, 새 정부의 출범 등으로 중소기업계는 유난히 분주한 한해를 보냈다.
중소기업계는 올해 초 2017년 한해를 ‘파부침주’(破釜沈舟)라는 사자성어로 전망한 바 있다.
파부침주는 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돌아갈 때 타고 갈 배를 가라앉힌다는 의미이다. 초나라의 항우가 진나라와의 결전을 앞두고 솥과 배를 부순 행동에서 유래됐다.
“험난한 경영환경이 전망되는 가운데 결사의 각오로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고자 하는 중소기업인의 의지”라는 것이 중소기업계의 풀이였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올해 수출은 1~11월 전년 대비 16.5% 증가하면서 역대 최단 기간에 5000억달러를 돌파했고, 역대 최고인 연간 5750억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수출 순위도 세계 6위로 상승했고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도 역대 최고인 3.3%를 기록했다. 우리 경제의 무역 규모 역시 3년 만에 1조달러를 다시 돌파했다.
수출 호조에 따라 올해 경제성장률은 3%대를 상회할 것이 확실시되지만 내수경기는 여전히 차갑기만 하다. 최근 몇년간 우리 사회 최대의 화두로 떠오른 청년실업 문제 역시 별다른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中企중심 경제구조 구축 강조
“대기업 위주의 수출을 통한 경제 성장, 일자리 창출은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대한민국의 총체적 변화가 요구되는 지금이야말로 한국의 경제구조를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로 전환해 수출과 내수를 통한 일자리창출과 성장을 해야 할 시점입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지난 2월초 신년기자간담회에서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강조했다. 기자간담회에서 박성택 회장은 “최근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와 균형을 잃어버린 경제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강화되고 있다”면서 “올해가 반세기 넘게 이어진 구조적 경제 문제를 혁신할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
특히 “사회 구성원 간 이중구조와 갈등을 심화 시키는 기존 대기업 중심 경제성장 전략은 지속 가능성에 있어 한계 직면한 반면, 중소기업 성장을 통해 사회의 다양한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고, 계층 간 형평성 있는 분배 등을 추구하는 지속 가능한 성장전략이 필요하다”면서 7대 핵심 아젠다를 제시하기도 했다.
19대 대통령선거가 5월로 앞당겨지자 중소기업계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중기중앙회는 중소기업단체들과 함께 각 대선후보들의 공약과 차기 정부의 정책에 중소기업계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정책추진단을 꾸리고 활동에 들어갔다.
정책추진단은 △중소기업부 설치 △공정거래위원회의 대통령 직속 격상 △창업·벤처 생태계 활성화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핵심과제와 일반과제 등으로 구성된 대선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중소기업계는 대선 운동기간 중 각 당 대선후보들에게 정책제안서를 전달하고, 중소기업 중심 경제구조 만들기에 앞장서 줄 것을 요청했다.
대선후보들도 중소기업 육성에 대한 본인의 비전과 철학을 소개하고 중소기업 공약을 발표하며 중소기업계의 지지를 호소했다.
중기중앙회를 비롯한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지난 4월 각당 대선 후보초청 강연회를 연이어 개최했다.
후보별 강연회에는 중소·벤처기업, 소상공인과 여성기업인, 근로자, 대학생 등 700여명이 참석해 활력을 잃어가는 대한민국 경제구조를 혁신할 수 있는 새로운 중소기업 정책방향에 대한 간절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중기중앙회 등 중소기업단체들은 중기중앙회를 방문한 각 후보들에게 정책제안서를 전달하며 중소기업 중심 경제구조 구축에 대한 중소기업계의 희망을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10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중기중앙회를 방문, “중소기업이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고 중소기업 성장을 가로막는 적폐는 반드시 청산하겠다”면서 “중소기업 육성으로 대한민국 경제 균형 발전의 문을 활짝 열겠다”고 강조했다.
5월에는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중소기업계의 오랜 숙원이던 중소기업청의 부 승격이 이뤄져, 중소벤처기업부가 새롭게 출범했다. 중소기업계는 새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일자리 창출에 적극 동참하고 나섰다.
중소기업계는 지난 6월 제주도에서 개최한 ‘2017 제주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겠다는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중소기업 일자리 창출 공동선언’을 통해 중소기업계가 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인 일자리 창출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다진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계는 기업과 근로자가 성과를 함께 나누는 성과공유제를 중소기업 10만개사에 확산시키고, 중소기업이 정규직 청년 10만명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일자리창출을 위한 중소기업계의 노력은 지난 10월 코엑스에서 개최된 ‘2017 함께성장 중소벤처 일자리박람회’에서 가시적 성과를 냈다.
이번 박람회는 중소·벤처기업이 중심이 돼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겠다는 의미로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이 앞장서겠습니다!’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현장 채용 160개 기업, 온라인 채용 340개 기업 등 총 500개 기업이 참가했다. 박람회는 전역 예정 장병 2000여명을 포함, 9000여명의 구직자가 몰려 성황을 이뤘다.
그러나 중소기업계는 새 정부가 출범 이후 ‘소득주도’ 성장을 내세우며 추진한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관련 현안에 대해서는 큰 우려를 나타냈다.
2018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은 올해 6470원에서 7530원(월 157만3770원)으로 무려 16.4%나 인상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기간 중 ‘2020년 최저임금 시급 1만원 달성’을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와 함께 국회에서는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이 논의되고 있다.

‘중소기업 부담 완화’ 촉구
“지금 정부의 정책들을 보면 이렇게까지 해도 되느냐는 한탄의 목소리가 많이 나옵니다. 최저임금도 최저임금이지만 근로시간을 단축하면 납기일을 맞출 수가 없고, 그러면 당장 일거리가 없어집니다. 급격하게 근로시간 단축을 하면 업계 경쟁력이 무너질 겁니다.”
지난 10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중소기업계와의 간담회에서 중소기업인들은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추진에 대한 우려와 부담을 하소연했다.
지난 12일에는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을 비롯한 중소기업단체장들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직원 30인 미만 영세사업장을 위한 근로시간 단축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별다른 대책 없이 주당 최장 근로 가능 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면 중소기업 가운데서도 영세한 30인 미만 중소기업과 뿌리 산업 업종 기업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30인 미만 중소기업에 대해서 만이라도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노사합의 시 추가로 주당 8시간의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인력난 때문에 연장근로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휴일 근로 가산수당 할증률을 현행대로 50%로 유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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