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공장 가는 꿈
상태바
평양공장 가는 꿈
  • 중소기업뉴스팀
  • 호수 2150
  • 승인 2018.01.09 09: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곽인건- ㈜케이앤케이소울 대표이사

지난 2010년 5·24조치로 남북경제협력의 맥이 끊긴 지 이제 8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2000년도부터 통일의 역군이라 자부하면서 남북의 사선을 넘나들며 보냈던 10년이란 시간이었다.
그 뒤 8년이란 기간은 남북경제협력에 참여하던 기업들에게는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 속절없이 지내온 인고의 세월이기도 했다.
남북경제협력사업이라 하면 개성공단이 먼저 떠오르지만, 실제 남북경협의 태동은 평양을 위주로 한 북한 내륙에 뿌리를 두고 있다.
특히 의류 위탁가공 분야는 경협 초창기를 개척했던 분야이고 20년의 세월을 거치며 가장 성공한 사업으로 자리매김한 분야였다.
니트, 스웨터를 전문으로 국내 유명 브랜드제품을 OEM 방식으로 생산해오던 필자의 회사는, 1990년대 접어들어 국내에서의 생산이 한계상황에 이르게 됐고, 해외로 생산기지 이전을 모색하고 있을 시기였다.
그 과정에서 연결된 평양 공장들은 남북경협 초창기 대기업들이 투자해놓은 설비와 기술을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S물산, L상사 등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남북경협이라는 기조 아래 평양과 남포 등지에 생산기지를 설립해 수출 전진기지로 활용하기 위한 시도였지만, 대기업이란 조직의 절차적 경직성과 북한 내부의 정치·경제 사정, 물류 및 통신 등의 제약으로 인해 공전을 거듭하고 있었다.
필자는 북한사람들의 손기술이 좋고 책임감도 강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그동안 대기업들이 겪었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방법 연구에 집중했다. 진행 과정에서 적지 않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2~3년이란 기간을 거치며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게 됐다. 그 핵심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바이어와의 신뢰다. 북한공장과 업무 진행 과정은 다른 지역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많은 변수가 발생한다. 바이어와 생산자가 서로 충분히 신뢰하고 있지 못하면 이를 극복하기 어렵다. 서로가 동반자적 사고를 갖고 문제 발생 시 충분한 의사소통을 통해 해법을 찾아가는, 상호관계여야 한다.
둘째, 중소기업의 특징인 신속한 의사결정이 중요하다. 물류, 통신 등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에 모든 절차를 일일이 확인받고 진행하기가 어렵다. 진행되는 전반 과정을 충분히 숙지하고 있는 책임자가 경우에 따라서는 현장에서 결정할 수 있을 정도의 권한과 결단력이 있어야 한다.
셋째, 배려하고, 먼저 양보해야 한다. 북한사람들은 자존심이 강하다. 경제적 단순 갑을 논리로 대하기보다는 배려하고 먼저 양보해줄 경우 그 이상의 보답이 돌아온다.
넷째, 사즉생의 각오로 임해야 한다. 즉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말아야 하고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인내해야 한다.
통일이 왜 필요하냐고 묻는다면 나는 단연코 더욱 나은 삶을 위해서라고 이야기한다. 남북경제협력은 그 과정에서 뿌리 역할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사고의 틀을 바꿔 이데올로기적 구시대 사고에서 벗어나 미래 먹거리에 관점을 두고 남북관계를 바라볼 때 남북경제공동체를 통한 통일의 밑그림은 자연스레 우리 주변에 자리매김할 것이다.
새해엔 우리 제품을 만들고 있는 평양공장을 방문하는 꿈을 꿔본다.

곽인건- ㈜케이앤케이소울 대표이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