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부진.청탁금지법.혼술 탓... 온라인쇼핑은 나홀로 고공행진

지난해 한국경제의 유통산업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우선 서민들의 대표적인 창업 업종인 음식·주점업 생산이 역대 최대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국내 업체의 온라인쇼핑 월 매출액은 처음으로 7조원을 돌파했다.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음식점 및 주점업 생산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1% 감소했다. 이러한 감소세는 2000년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서민의 창업 터전 ‘한파’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 시달리던 2009년 1~11월 감소 폭(-2.4%)보다도 0.7%포인트 더 크다. 아직 지난해 12월 통계치가 반영되지 않았지만, 지난 한해 음식·주점업 생산은 2015년(-1.8%), 2016년(-0.8%)에 이어 3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음식점 및 주점업 생산이 3년 연속 줄어든 것은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음식·주점업 경기 악화의 중심에는 경기 회복세에도 기를 펴지 못했던 소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11월 소매판매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7%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2016년 1~11월 증가 폭(4.5%)의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소매판매 부진 이면에는 경기 회복세에도 여전히 차가운 체감 경기가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3년 만에 3%대 성장이 확실시되고 있지만, 소득분배가 악화하고 청년실업률도 고공행진을 하는 등 서민들의 삶의 질은 뒷걸음질 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혼술·혼밥 소비 풍조가 음식·주점업 경기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직장 회식 문화가 점차 간소화하고 편의점 간편식이나 가정식 문화가 더 세련된 것으로 인식되면서 음식·주점업을 찾는 발걸음이 점점 줄고 있다는 것이다.
소상공인업계에서는 화훼·외식업계를 중심으로 2016년 하반기 시행된 청탁금지법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음식점업 사업체는 2015년 기준 47만3600개다. 사업체 수로는 가장 많은 대표적인 서민 업종으로 불린다. 주점 및 비알콜 음료점업 사업체는 18만3500개로 음식점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온라인매출 전년 보다 22%↑
자영업의 시장환경은 갈수록 한파가 몰아치고 있는 반면 국내 온라인유통 시장은 호황기를 유지하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온라인쇼핑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11월 국내 업체의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7조5516억원으로 2016년 11월보다 21.7% 증가했다.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7조원을 돌파한 것은 2001년 집계를 시작한 후 처음이다.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지난해 9월 6조7922억원까지 상승했다.
이어 10월에는 장기 추석 연휴로 인한 배송 공백과 선(先) 구매 효과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6조3957억원에 그치는 등 일시적으로 주춤했으나 11월 20%대의 신장률을 회복하며 거래액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1~11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18.9%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11월에는 평균을 웃도는 수준으로 거래가 이뤄진 셈이다.
국내 유통업계가 인터넷을 통한 외국 업체 물품 직접 구매(직구) 증가에 맞서 대규모 할인 행사를 벌이면서 국내 업체의 온라인 거래액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중국 광군제(11월11일)나 미국 블랙프라이데이(11월24일)에 손님을 뺏길 것을 우려해 국내 업체가 할인 행사를 확대했고 이에 따라 가전제품, 음식, 화장품 등의 매출이 많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상품군별 증감률(전년 동기 대비)은 가전·전자·통신기기(34.4%), 음·식료품(34.4%), 가방(32.3%), 신발(31.6%), 애완용품(83.3%), 각종 서비스 및 기타(38.0%) 등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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