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인물] 에릭슈미트 구글 회장

알파벳(Alphabet)은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인 구글의 지주사의 이름입니다. 구글을 작동시키고 번성시키는 최대 수장 자리에는 에릭 슈미트 알파벳 회장이 있지요. 구글의 상징으로 불리는 그가 최근 공식적으로 은퇴를 선언해 전 세계에 이목을 끌었는데요. 올해 63살이 슈미트 회장은 17년 동안 구글의 경영자 생활을 마무리하고 조만간 기술 고문으로 남겠다고 합니다.
슈미트 회장은 2001년에 구글에 합류한 이후 가장 오랫동안 최고경영자를 지켜오며 구글을 글로벌 기업으로 일궈낸 일등공신이었습니다. 구글의 의사결정 구조를 두고 사람들은 로마의 ‘삼두정치’와 비슷하다고 합니다. 구글은 1998년 당시 대학생이었던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공동 설립했습니다. 그러다가 슈미트 회장을 영입하면서 3인 체제로 갔는데요. 구글의 모든 사업에 있어 세사람이 권력을 분산하면서 구글만의 독특한 형태의 이사회를 만들었습니다.
슈미트 회장은 실리콘밸리 1세대 기업가입니다. 1955년생인 그는 명문대인 프린스턴대학교를 졸업한 수재로 컴퓨터 프로그래밍 연구에 파묻혀 살았다고 합니다.
프린스턴대 졸업 후에는 컴퓨터공학을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 버클리 캘리포니아주립대(UC버클리) 대학원에 진학하기도 했는데요. 거기서 슈미트 회장은 네트워크의 설계와 구현에 관한 연구를 통해 컴퓨터공학 박사 학위를 땁니다.
그리고 그가 처음으로 사회생활을 한 곳이 바로 당시 최고의 연구소 중 하나로 손꼽혔던 벨연구소였죠. 벨연구소는 수많은 컴퓨터 운영체제의 원형이 된 유닉스가 탄생한 곳입니다. 벨연구소에 이어 제록스 팔로알토연구센터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컴퓨터공학의 이론과 실제를 깊이 배워나갔습니다. 이후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소프트웨어 관리자로 자리를 옮겨 기업용 컴퓨터 시스템을 만들었는데요. 우리가 잘 아는 자바(Java)를 만들게 됩니다. 이후 MS의 경쟁 기업인 노벨의 최고경영자가 됩니다. 
줄곧 컴퓨터공학 전문가로 IT업계에 촉망받던 그가 구글의 경영자로 걷게 된 때는 2001년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을 만나면서부터죠. 당시 구글은 닷컴 버블 속에서 촉망받는 벤처기업이었습니다. 그런데 수익 기반은 취약했죠. 그래서 두 젊은 창업자는 슈미트에게 탄탄한 스타트업으로 키워달라는 요청을 한 겁니다.
경력 면에서 잘 나가던 슈미트가 적자기업인 작은 벤처의 CEO 자리를 선택한 것 자체가 모험이자 도전이었을 겁니다. 슈미트의 영입은 ‘신의 한수’였습니다. 당시 구글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이었지만 경영 시스템은 산만하고 비효율적이었죠. 이를 간파한 슈미트는 서비스와 제품 개발에 들어가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검색 사업을 통해 수익을 내는 구조를 만듭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는 ‘모바일 퍼스트’를 주창하면서 안드로이드 OS를 구글의 핵심 사업으로 키워냈습니다.
이후 17년이 지난 현재 구글의 총 매출은 95조원, 순이익은 20조원이 넘습니다. 전 세계의 구글 임직원이 7만명입니다. 슈미트가 걸어온 지난 17년은 전 세계의 IT 역사를 뒤바꾸는 혁신성장의 길이었습니다. 슈미트의 ‘넥스트 17년’은 어떻게 펼쳐질까요.

- 글 : 장은정 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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