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인물] 권오준 포스코 회장

권오준 회장은 1986년 포스코(옛 포항제철)에 신입으로 입사해 회장까지 역임하고 있는 ‘정통 포스코맨’입니다. 그런 그가 2014년 3월 회장직에 취임한 이래 계속해서 강조하는 경영철학이 있습니다. 바로 ‘순혈주의 타파’입니다.
권 회장 취임 당시만 해도 포스코는 실적부진으로 어려운 시절이었죠. 권 회장은 포스코 경영정상화를 위해 2015년 5월에 비상경영쇄신위원회의를 발족합니다. 그리고 첫 회의에서 바로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자고 일성했죠. 
최근 정기 임원인사에서도 비 포스코 출신들이 처음으로 부사장에 승진했습니다. 정탁 철강사업전략실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포스코의 핵심인 철강사업본부장을 맡게 됐습니다. 정탁 부사장은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대우) 출신이죠. 이밖에도 지난 2012년 경력 입사한 유선희 상무가 포스코 첫 여성 전무 타이틀을 거머쥐었습니다.
올해 포스코는 창립 50주년을 맞이합니다. 반백년을 돌아 새로운 50년을 준비해야 하는 전환점에 서게 된 거죠. 권오준 회장의 순혈주의 타파는 글로벌 포스코로 도약하기 위한 혁신 DNA라고 할 수 있습니다. 권오준 회장은 취임 이후 포스코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온 힘을 쏟았습니다.
2014년은 분명 포스코의 경영위기 상황이었습니다. 포스코는 2000년대 후반부터 확대해 온 신성장동력 사업들이 대부분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를 겪어야만 했습니다. 권오준 회장은 구조조정을 통해 71개까지 늘어났던 포스코 국내 계열사는 38개로 줄이면서 ‘선택과 집중’을 하게 됩니다. 해외계열사는 181개에서 124개로 줄었습니다.
그 결과 지난 4년간 10조원 규모의 누적 재무개선 효과를 거두게 됐습니다. 기존 관행대로 사업을 했다면 매년 4000억원 가량의 손실이 계속 쌓였을 겁니다.
재무적으로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권오준 회장은 새롭게 포스코의 미래 지도를 그리고 있습니다.  지난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IT전시회인 ‘CES 2018’을 참관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글로벌 철강기업의 수장이 CES 전시회에 관심을 기울인다는 것 자체가 새롭긴 합니다. 권오준 회장은 CES를 둘러본 뒤 “인공지능(AI)의 파워를 절감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포스코의 수장이 CES를 참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사실상 권오준 회장이 그리는 미래 50년은 스마트 포스코(Smart POSCO)사업입니다.
실제로 스마트 포스코라는 신사업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최두환 포스코ICT 사장과 박미화 포스코 정보기획실장 등이 관여하고 있는 신성장동력이죠.
포스코와 같은 거대 제조업 기반의 기업이 AI를 적용할 수 있는 분야는 결국 스마트 공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권 회장은 “(포스코가) 제조업을 기반으로 AI 기술을 스마트화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사실상 제조업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AI와 ICT 기술을 융합해 스마트 제조업을 만드는 방향 밖에 없어 보입니다. 포스코의 미래 50년이 AI에서 다시 시작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세상의 트렌드가 정말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게 맞긴 합니다.

- 글 : 장은정 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 신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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