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은 바깥일, 여성은 집안일을 한다는 성 역할의 고정관념이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이 통계로도 나타나고 있다. 집에서 전적으로 아이를 돌보거나 살림을 하는 남성은 빠른 속도로 늘고 있지만, 집안일만 하는 여성은 감소하고 있다.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비경제활동인구 중 육아·가사를 하는 남성은 모두 17만명으로, 기준을 새로 정립한 2003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가사활동에 전념하는 남성은 16만6000명이었고, 육아에 힘쓰는 남성은 4000명으로 집계됐다.
전업 육아·가사 남성은 2003년 10만6000명을 시작으로 2010년 16만1000명까지 증가했다가 2011·2012년 각각 14만7000명, 2013년 14만4000명, 2014년에는 13만명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2015년 15만명으로 증가로 전환하고서 2016년 16만1000명, 지난해 17만명까지 늘어 가장 높은 수준에 다다랐다.
이 증가세는 가사 전담 남성이 이끌고 있다. 통계청은 초등학교 입학 전인 미취학 아동을 돌보기 위해 집에 있는 이를 ‘육아’로 구분하고, 이외에 가정에서 가사를 하는 사람을 ‘가사’로 분류한다.
통계청 관계자는 “남편이 집안일을 돕거나 육아 휴직을 한다고 해서 가사나 육아로 분류되지는 않는다”며 “바깥에서 일하지 않고 집을 돌보는 일을 하는 이들에 한해서 관련 통계를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담 육아를 하는 남성은 2015년 8000명, 2016년 7000명, 지난해 4000명으로 다소 감소하고 있다. 가사만을 하는 남성은 2015년 14만2000명, 2016년 15만4000명, 지난해 16만6000명으로 급증했다.
반면 육아·가사만을 하는 여성의 수는 지난해 694만5000명을 기록해 정반대의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여성은 2014년 714만3000명으로 처음으로 전년보다 줄고서 4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5년 708만5000천명, 2016년 704만3000명, 지난해 694만5000명으로 줄었다. 특히 육아·가사 여성의 수가 600만명대로 되돌아간 것은 2009년(699만9000명) 이후 8년 만이다.
육아와 가사에 전념하는 남성의 수는 증가하는 반면 여성의 수는 감소하는 이유로는 고령화가 꼽힌다. 은퇴 후 일을 하지 않고 집 안에 있는 남성이 가사를 전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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