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더하기 자영업 열전] 윤수영 트레바리 대표

▲ 트레바리 독서모임에 참석한 회원들

우리나라의 독서량은 192개국 중 166위(2015년 UN 조사 기준)다. 성인 연간 독서량 9.1권, 월 평균 0.7권이다. 책 안 읽는 시대에 ‘독서 모임’을 사업 아이템으로를 창업한 사람이 있다. 바로 윤수영 트레바리 대표다.
회사명 트레바리는 ‘남의 말에 반대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순우리말이다. 윤수영 대표가 창업 후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독서 모임은 동호회 아닌가요? 그걸로 사업을 한다구요?”“책 읽는 모임으로 밥벌이가 되요?” 등이다.
그러나 창업 2년차인 지난해 독서 모임 1개에서 시작해서 111개가 넘는 모임(2017년 12월 현재, 한 클럽당 10~15명 정원)이 활성화되고 있다. 사무실도 없던 회사가 올해 1월부터는 압구정 본점과 안국점까지 확장했다. 단 한번의 주춤 없이, 고공성장 중인 ‘스타트업’ 기업인 것이다.
“대부분의 독서 모임은 사적으로 이뤄져요. 그러다 친목 모임으로 변하죠. 본질이 흐려지면 모임이 지속되기 쉽지 않구요. 그리고 공짜죠. 술값, 밥값 빼고는. 저희 트레바리는 모임에 참여하려면 회비를 내야 합니다. 그리고 독후감도 꼭 써야 하고요. 그래야 토론에 참여할 자격이 주어져요. 유료 독서 모임인데 강제성이 많지요.” 
트레바리는 1~4월, 5~8월, 9~12월 등 4개월 단위로 멤버십으로 운영된다. 1개 시즌에 총 4권의 책을 읽고 정해진 기간 안에 독후감을 제출해야 한다. 회비는 보통 19만원에서 29만원까지 다양하다. 도서 구매 가격이나, 뒤풀이 비용, 다과 비용 등이 별도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독서모임과는 다르게 사람들이 비싸게 느낄 수도 있다.
그럼에도 회원 수는 굉장히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윤수영 대표는 트레바리가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친구들끼리 모임을 갖더라도 주최자는 힘들어요. 언제 모일지, 어디서 모일지, 지각생은 없는지 등등 체크할게 많죠. 저는 가장 힘든 일이 사람들을 모으는 일 같아요.  좋은 책을 읽고, 19~29만원 정도의 돈을 지출할 수 있고, 이 콘텐츠에 관심과 애정 있는 사람들을 10~20명 모으는 건 생각보다 어렵고 귀찮은 일이에요. 게다가 일단 모인 사람들을 계속 모이게 하는 건 더 힘들고요. 그걸 트레바리가 하고 있죠.”
111개의 독서 클럽은 ‘클럽장이 있는 곳’과 ‘클럽장이 없는 곳’으로 나뉜다. 클럽의 대표격인 클럽장들은 그 명성이 꽤나 높은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 건축가 황두진, 미디어 오늘 이정환 대표, 시사IN 천관율 기자,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김시덕 박사, 서울시립과학관 이정모 관장 등 면면이 화려하다.
트레바리를 창업하기 전 윤수영 대표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다음카카오에서 1년간 근무했다. 청년 실업 시대에 IT대기업 취직에 성공했지만 그는 자신의 인생이 조금 더 의미 있는 일을 하길 바랬다. 그리고 창업을 위해 퇴사했다.
윤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이야기하고, 친근함을 나눠서 조금 더 좋은 세상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의 바람대로 세상이 조금 더 지적이고 사람들은 조금 더 친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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