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재산-피플스그룹 대표

요즘 ‘워라밸’이 화제가 되고 있다. 워라밸은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Work and Life Balance’의 앞 글자를 딴 신조어다.
이미 국내 대기업들은 워라밸에 맞춰 기존의 경직되고 통제중심의 기업문화를 정비하고 관련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정부도 ‘일과 삶의 균형 국민 참여 캠페인’과 함께 참여기업을 발굴하고 있으며, 유연근무제 도입기업에 대해 기업지원금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빛이 강하면 그림자가 더욱 짙게 드리우듯 생산성과 효율을 높이는 것을 전제로 하지 않는 워라밸은 여러 가지 독소를 품고 있다.
특히 생산성 향상 없는 근무시간 단축은 생산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나 일손이 절대 부족한 중소기업에게는 딴나라 이야기로 들릴지 모른다.
그렇다면 대기업과 달리 대규모 투자나 제도개선이 어려운 국내 중소기업들은 과연 ‘워라밸’ 기업문화를 어떻게 준비해 나가야 할까?
우선 ‘워라밸’ 기업문화의 핵심은 거창한 제도나 투자가 아니라 사업주의 관심과 유연한 사고에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특히 고속성장 시대에 강점이었던 톱다운식의 경직된 문화나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열심히만 일하는 관행을 혁신적으로 바꿔야한다. 근로자 개인의 삶에 도움을 주면서도 일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려는 사업주의 소소한 배려와 노력이 곧 워라밸 기업문화의 정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워라밸’ 기업문화 확산과 정착을 통해 장시간 근로는 개선하고 업무집중도를 높여 기업의 노동생산성과 근로자 삶의 질을 균형 있게 개선하는 등 직원들의 행복도를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한 노사 상생협력의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보고서에 따르면, 초과근무 시간을 줄여 주 40시간을 유지한 기업의 노동생산성이 오히려 2.1%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대한상공회의소와 컨설팅 회사 맥킨지에 따르면 평균 수준인 주 2~3일 야근을 하는 직장인의 업무 생산성은 57%이지만, 주 5일 야근을 하는 근로자의 생산성은 45%에 불과했다. 근무시간이 짧아질 경우 오히려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중소기업에서 중추를 이루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세대) 직장인은 일의 목적과 의미, 수평적 의사소통, 여가나 삶의 질을 중시한다. 그래서 워라밸은 최근 젊은 층의 직장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중소기업도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직원들의 삶과 질을 높여주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으면 사람 뽑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4차 산업혁명은 상상력과 창조를 전제로 한다. 상상력이나 창조는 과거의 통제형 경영방식이나 조직문화에서는 결코 발아하지 못한다. 회사는 창의적이고 열린 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들어 신바람이 나도록 해주되, 임직원들도 스스로가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앞만 보고 달리는 하드워커(Hard worker)가 아니라 스마트워커(Smart worker)로 변신이 필요하다.
인디언들은 한참 말을 타고 달리다가 가끔 멈추고 뒤를 되돌아본다고 한다. 내 영혼이 쫓아오는지 되돌아보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중소기업의 경영자들도 이제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며 이러한 질문을 해볼 때가 됐다.
“왜 경영을 하는가? 행복이란 무엇이고, 나와 직원들의 행복은 무엇을 통해 얻을 것인가?”

가재산-피플스그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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