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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제의 인문경영학] 상남자의 진면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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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5호] 승인 2018.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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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상남자’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남자다운 사람, 남자 중의 남자를 지칭할 때 주로 쓰이지만 표준국어사전에는 실려 있지 않은 신조어이다. 주로 연예인이나 예능프로그램에서 소위 터프한 남자를 지칭하다가 일반적으로 쓰이는 용어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비슷한 의미를 지닌 말로 대장부(大丈夫)라는 말이 있다. 건장하고 씩씩한 남자를 뜻하는 장부(丈夫)에 큰 대(大) 자를 붙여서 남자 중의 남자를 강조한 말이다. 중년 이후 세대의 남자라면 ‘사내 대장부는 울어서는 안 된다’는 말을 어릴 적에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이 말의 출전은 <맹자> 인데, 흔히 알고 있는 것과는 의미가 좀 다르다.
경춘(景春)이 말했다. “공손연(公孫衍)과 장의(張儀)는 어찌 진정한 대장부가 아니겠습니까? 한번 노하면 제후들이 두려워하고, 편안히 있으면 천하가 잠잠해지니 말입니다.”
맹자가 말했다. “이들을 어찌 대장부라 할 수 있는가? 남자가 관례를 할 때는 아버지가 훈계하고, 여자가 시집갈 때는 어머니가 훈계하는데 문 앞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네 집에 가면 반드시 공경하고 경계해야 하고, 남편을 거스르지 마라.’ 이처럼 순종을 바른 것으로 삼는 것은 여자의 도(道)일 따름이다.”
전국시대에는 백가쟁명(百家爭鳴)의 시대라고 할 만큼 많은 학파들이 있었는데, 종횡가는 제자백가(諸子百家)중의 하나로 외교적 책략과 변론을 통해 권력을 쟁취하려는 사상가들을 말한다.
경춘은 종횡가에 속한 변론가로서, 종횡가의 가장 유명한 인물이었던 공손연과 장의를 대장부로서 손색이 없다고 맹자에게 은근히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공손연은 합종책의 주창자로서 전국시대 7대강국 중 다섯 나라의 외교를 담당하는 재상이었다. 장의는 연횡책의 주창자로서 최고 강대국 진(秦)나라의 재상으로 활약하며 합종책을 와해시켰던 인물이었다. 그 당시 가장 영향력이 있는 두사람이었지만, 맹자는 그 둘을 남편에게 순종하는 아녀자로 비유했다. 왕의 비위만 맞추고 왕의 뜻에 순종만 하는 것은 진정한 대장부가 아니라 아녀자의 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맹자는 진정한 대장부를 이렇게 말했다.
“천하의 가장 넓은 집에 살고, 천하의 가장 올바른 자리에 서 있으며, 천하의 가장 큰 길을 걸어, 뜻을 얻으면 백성과 함께 그 길을 따라 걷고, 뜻을 얻지 못하면 홀로 그 길을 걷는다. 부귀함도 마음을 어지럽히지 못하고, 빈천함도 뜻을 바꾸지 못하며, 위협에도 뜻을 굽히지 않는 자가 진정한 대장부다.”
위의 구절에서 천하의 넓은 집은 인(仁)을 뜻하고, 올바른 자리는 예(禮), 천하의 큰 길은 의(義)의 삶을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맹자는 성선설(性善說)을 주장하면서 사람들은 누구라도 선한 본성을 하늘로부터 부여받았다고 했다. 그 선한 본성을 지키며 사는 것이 바로 인의예지(仁義禮智)의 삶이며, 만약 그렇지 못하면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고까지 이야기했다. 아무리 높은 지위에 올랐거나, 많은 부를 쌓은 사람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맹자의 대장부는 바로 ‘사람답게 사는 사람’을 말한다. 그리고 처한 상황에 따라 변하지 않는 사람이 대장부다. 조금 부유하다고 해서 교만하거나, 가난과 역경에 처한다고 해서 비굴해지거나 좌절한다면 대장부라고 할 수 없다. 위협에 굴복하거나 작은 이익을 위해 쉽게 바른 길을 포기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바른 길을 걸으며 좋은 뜻을 사람들과 함께 하는 리더, 진정한 대장부의 모습이다.

- 조윤제《천년의 내공》 저자
- 일러스트레이션 최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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