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형진- (주)코링텍·문스타트업 대표

매년 연초가 되면 ‘그래도 올해는 지난해보다는 나은 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해 본다. 외부 환경 요인이 어렵다는 얘기를 듣고 현실은 녹록지 않다지만, 그래도 희망이라는 단어를 생각해 본다. 
희망이 없다면, ‘희망’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며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지 않는다면, 만나게 되는 상황이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더 그렇다. 다만 ‘희망적인 기대’가 현실이 되게 하려면 더 많이 고민하고 노력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같은 때에는 간단한 고민이 아니라 뼈를 깎는 ‘혁신’의 과정이 필요할 수 있다. 고민의 첫번째 과정은 지나온 ‘과거’를 보는 것일 것이다.
최근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1893년 설립된 백화점 시어스(Sear)가 어렵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시어스는 미국에서 처음으로 카탈로그에 여러 상품의 사진과 가격표를 실어서 통신 판매를 했던 회사이다. 1900년대, 동네 가게에서 주인 아저씨가 마음대로 매긴 가격으로 물건을 비싸게 사던 시대에는 가히 혁신적인 일이었다.
한때 시어스의 카탈로그는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었고 아이들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고들 때에도 바이블처럼 취급되기도 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면서 여러 경쟁자들이 혁신을 이루며 경쟁하는 과정에서 시어스는 서서히 뒤처지기 시작했던 것 같다.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 상거래가 활성화 되자 시어스는 “shop your way”(당신 방식대로 쇼핑 하세요)라는 기치를 걸고 전자상거래 확대에 무게를 싣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이나 시장은 이러한 시어스사의 노력에 대해 아직까지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지 않다.  향후 1, 2년 내에 아주 ‘획기적인 혁신’이 일어나지 않으면 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한다. 
전문가들은 시어스가 겪은 문제의 원인들은 다음과 같이 꼽기도 한다.  첫째, 회장이 회의를 할 때는 항상 비디오 회의로 했고 회장이 현장에 모습을 나타내는 일은 거의 없었다. 
둘째, 현재 시어스는 전자상거래 확대를 꾀했지만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 셋째, 온라인 비즈니스 확대를 꾀하다 보니 오프라인 매장에는 거의 투자를 못했고 그러다 보니 본업인 오프라인 고객과 직원들의 불만이 높아졌다.
넷째, 회사가 어려워지다 보니 핵심 인력들이 이탈했다. 최근 2~3년 사이 고위 임원만 60명이 넘게 회사를 떠났다 
이런 원인들을 보면 대부분 눈에 보이는 현상이나 결과들이지만, 대부분은 사람들과 관계되는 이야기이다. 주인이 현장 구석구석을 챙기는 것이 부족했다는 이야기이고, 회장과 경영진이 생각하는 전략을 조직원들이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다는 이야기이다.
그 과정에서 현재 비즈니스의 핵심은 챙겼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고 그것을 위해 바른 의사 결정이 제대로 되지 못했다는 분석인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시어스가 겪었고 겪고 있는 문제점들은 사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많은 회사들이 겪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그리고 문제의 근본으로 들어가면 ‘생각(전략)’과 ‘사람’ 이라는 두단어로 문제의 핵심을 정리해 볼 수 있다.
설사 환경이 더 어렵다고 하더라도 혁신과 고객 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직원이 있다면 그 회사는, 그 직원은, 그나마 희망을 좀 더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문형진- (주)코링텍·문스타트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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