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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후 성장률 하락은 中企·벤처 육성 부진 탓”
이권진 기자  |  goenergy@kbiz.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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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5호] 승인 2018.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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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급격히 떨어진 것은 중소기업, 벤처기업이 제대로 크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제민 연세대 명예교수는 지난 7일 서울사회경제연구소 월간 ‘이슈와 정책’에 실린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경제 성장률 하락’이라는 보고서에서 “외환위기 후 재벌기업이 투자를 줄인 자리를 중소기업, 창업기업, 직접 투자를 하려는 외국 기업이 메워줘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1998~2017년 한국의 연평균 경제 성장률은 4.0%로, 그전 20년간인 1978~ 1997년 8.6%에서 반 토막이 났다.
연평균 1인당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역시 7.5%에서 3.4%로 떨어졌다.
이 명예교수는 경제 규모가 성장함에 따라 성장률 둔화는 자연스럽지만 한국은 외환위기 후 급격히 떨어졌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성장률 하락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투자율 저하다. 1988~1997년 한국의 연평균 투자율은 38.4%였으나 1998~2007년에는 31.8%로 쪼그라들었다.
이 명예교수는 외환위기 후 구조 개혁을 거치는 과정에서 투자 주체의 ‘바통 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점을 투자율 하락의 배경으로 꼽았다.
외환위기 전에는 국내 투자는 주로 재벌기업의 몫이었다. 금융기관은 싼 비용으로 재벌기업에 자금을 대줬고 그 덕분에 재벌기업은 이윤을 충분히 내지 못하는 상태에서 투자를 늘렸다.
결국 이는 금융기관의 대규모 부실채권을 만들어냈고 금융위기로 번지게 됐다.
외환위기를 겪으며 금융기관은 부실채권을 털어내야만 했고 재벌기업 중심의 과다차입, 과잉 투자 구도도 덩달아 청산됐다.
그러나 재벌기업 대신 투자 공백을 메워줘야 할 중소·벤처기업이 그렇지 못했다. 당시 정부의 창업기업 육성 정책은 벤처 거품 논란을 빚은 끝에 추진력이 약화했다. 금융기관의 대출 행태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은행이 중소기업 대출은 꺼리고 가계대출 위주로 영업을 강화한 것이다.
국내 자산 매입 때문에 외환위기 때 대거 유입된 외국인들의 직접 투자도 증가세를 오래 이어가지 못했다고 이 명예교수는 지적했다.
이 명예교수는 “앞으로 경제 성장은 벤처기업, 중소기업, 외국인 직접 투자를 늘리는 데서 찾아야 할 것”이라며 “재벌이 대규모 사내 유보금을 쌓으면서 투자를 하지 않고 있는 상황도 극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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