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가 경쟁력이다’ ‘큰 키는 권력이다’ ‘미모도 스펙이다’…. 외모지상주의가 극에 달한 것 같아 걱정입니다.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외모 가꾸기에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는 요즘입니다.
외모지상주의는 잘 아시다시피 인생을 살아가거나 성공하는데 외모가 제일 중요하다고 보는 사고방식입니다. 그러니 취직할 때도, 연애할 때도, 심지어 친구를 사귈 때도 당연히 외모에 지나치게 집착하게 되지요.
문제는 외모 때문에 상처받는 이들이 있다는 겁니다.
제가 잘 아는 사람도 20대 중반에 소개팅 자리에서 키가 작다고 퇴짜를 맞은 기억 때문에 마흔이 넘도록 여자를 만날 생각 조차 안하고 있습니다.

◇얼굴이 스펙 ‘페이스펙’= 페이스펙은 외모지상주의를 그대로 반영한 신조어입니다.
얼굴을 뜻하는 페이스(Face)와 학력, 학점, 토익 점수 등을 뜻하는 스펙(Spec)의 합성어랍니다. 한마디로 얼굴도 스펙이라는 의미이지요. 페이스펙은 취업 성형으로 연결됩니다. 특히 항공사, 호텔 등 서비스업 취업 희망자들 사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외국어  등 실력이 뛰어나도 못생기면 면접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높아요. 예뻐지기 위함이 아니라 원하는 직업을 갖기 위해 마지못해 성형외과를 찾게 되죠”라고 말하는 청년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는 건 기성세대로서 느끼는 책임감 때문이겠지요. 

◇키 큰 사람의 특혜 ‘하이티즘’= 페이스펙이 ‘얼굴’이라면 하이티즘(Heightism)은 ‘키’에 집착하는 사회 분위기를 담은 신조어입니다. 키가 큰 사람이 사회적으로 누리는 특혜, 즉 프리미엄이 하이티즘이랍니다.
10여년 전에도 키와 관련해 사회 분위기가 뜨거웠던 적이 있어요. 프랑스 사회학자 니콜라 에르팽의 <키는 권력이다>라는 책 때문이었죠. ‘하이티즘’ 신화를 사회학적으로 소개하며 한바탕 들끓었답니다.
장신 프리미엄의 반대 급부로 단신에 대한 멸시와 차별이 확산하자 미국, 캐나다 등은 인권보호 차원에서 키 차별 금지법을 제정해 차별 철폐에 나서기도 했어요.
“얼굴은 사람의 ‘얼’이 사는 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얼’은 정신과 같은 의미로 쓰입니다. 그러니 얼굴은 그 사람의 정신과 마음인 거지요. 따라서 그 누구도 얼굴로 저평가받아선 안 됩니다. 실력과 인격을 갖춘 이들이 얼굴, 키와 상관없이 좋은 인연을 만나고 원하는 일자리를 얻는 날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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