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을 꿈꾸는 사람들]양경삼 삼양시스템 대표

▲ 양경삼 삼양시스템 대표

[중소기업뉴스= 이권진 기자] 경기도 부천시 오정로에 위치한 삼양시스템그룹은 부천의 최장수 기업으로 손꼽힌다. 그룹의 모체인 삼양발브종합메이커(옛 삼양수도사)는 지난 1960년에 창업해 반세기 넘는 업력을 자랑한다.
삼양시스템그룹은 이후 계속적인 사세 확장에 나서 1987년에 컨트롤 밸브 설계·제조회사인 삼양알카를, 2003년에 온수난방시스템 설계·제조회사인 샘시스템을, 2011년에 복사냉난방시스템 설계·제조회사인 에코에너다임을 설립했다.
최근 본사에서 직접 만난 양경삼 삼양시스템그룹 대표(사진)는 지난 2016년부터 경영운전대를 잡고 그룹의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그는 “3대에 걸쳐 산업이나 건설현장에서 흔하게 사용하는 부품 중 하나인 밸브를 설계, 제조, 생산하는 외길 사업을 60년 가까이 묵묵히 이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양시스템그룹의 창업주는 고 양제우 대표다. 양경삼 대표의 조부다. 양제우 창업주는 일제강점기 때 강제징용으로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에 끌려가 조선소에서 일하며 밸브를 처음 접하게 됐다. 이후 광복과 6.25 전쟁 등을 겪으며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서울 청계천 근처로 올라온 양제우 창업주는 밸브 관련 사업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미군 군부대에서 나오는 밸브를 모아다가 재활용하기도 했지만 1970년대 들어 본격적인 기술개발과 생산제조에 들어선다. 부천에 터전을 잡고 대지 약 4000평에 250평 공장을 짓고 국산화 제품 돌입에 나선 것. 1980년대에는 제4공장까지 짓고 부설 연구소를 세우는 등 체계적인 사업 확장에 자신감이 붙었다.
양경삼 대표는 조부의 이러한 과거 성과를 두고 “어쩌면 삼양시스템그룹이 가장 도전적인 시기가 아니었나 하고 생각한다”며 “왜냐하면 현재 그룹에서 생산하는 밸브의 종류가 100여가지인데, 바로 이 시기에 70% 이상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삼양시스템그룹의 밸브는 건축 현장은 물론이고 중화학공업, 석유, 제철, 원자력발전소까지 다양한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밸브가 냉난방 에너지를 제어하는 중요한 부품이기 때문에 로켓, 잠수함, 인공위성 등 최첨단 장비에도 적용되고 있다. 삼양시스템그룹은 각각의 분야별로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를 위한 유체제어용 자동밸브를 생산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국내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양경삼 대표는 “단순한 밸브 제조회사를 뛰어넘어 에너지 제어기기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며 “그러한 일환으로 부친인 양창덕 대표가 친환경 사업에서 돌파구를 찾았고, 결국 삼양시스템그룹의 계열회사인 삼양알카, 샘시스템, 에코에너다임의 설립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바닥의 난방용 온수분배기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샘시스템의 경우 주거공간의 크고 작음에 상관없이 항상 쾌적한 난방을 실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발명했다. 이른바 ‘SEM(Save Energy Modular) 시스템’이다. 국내 최초로 실별 온도조절시스템을 채택해 사용자의 난방패턴에 따라 온도를 개별적으로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SEM은 온수분배기 최초로 국가인증인 우수품질 인증마크(EM마크)를 획득했으며 요즘 고급 주거 환경에 적용하는 홈 네트워크 시스템과의 연동도 가능하다.
양경삼 대표는 “전 세계 에너지 소비 측면에서 수송에너지가 35%, 제조·생산시설인 20% 정도이고 건축물이 40% 이상 소모된다”며 “건축물에서 에너지를 가장 많이 쓰는 부분이 바로 냉난방과 수도 등이기 때문에 밸브를 제대로 사용하면 에너지 효율 향상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건축물 전체 예산에서 밸브의 비중은 1% 내외라고 설명하는 양 대표는 “그 1%의 제어기기(밸브)가 건축물 전체 에너지기기에 미치는 영향력은 20% 가 넘는다”며 “앞으로 삼양시스템그룹은 에너지 절감형 빌딩 시스템에 주력해 냉난방, 수도 등 에너지 자원 관리를 위한 혁신적인 밸브를 계속 제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경삼 대표는 미국 보스턴에서 수학했다. 미국에서 MBA 과정도 마친 그는 미국 건축사 자격증인 LEED(친환경건축물인증제)의 인정 기술자(AP)도 땄다. 중학생 때부터 미국에서 유학한 그는 현지 유명 건축·설계 회사에서 일한 바가 있다.
“지난 2008년 무렵 식구들과 귀국했고 바로 본격적인 가업승계 과정을 밟았습니다. 가업에 대한 애착이 있었고, 삼양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싶었습니다.”
양경삼 대표는 이제 경영 3년차에 들어섰지만, 누구보다 야심이 만만치 않다. 최근에는 젊은 신입사원을 대거 선발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고, 전체적인 사업 비중과 전략을 새롭게 구축하고 있다. 해외시장에 대한 매출도 확대 중이다. 취임 이전에 2~3억원에 그치던 매출을 최근 15억원 넘게 늘리며 본격적인 글로벌 사업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양경삼 대표는 “지난해 전체 회사 해외 매출이 300억원 정도였지만, 올해는 삼양발브종합메이커만 300억원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 사진 : 오명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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