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인물]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

게임회사인 넥슨이 사회공헌사업을 전담하는 넥슨재단을 최근 출범했습니다. 한국에선 두번째 어린이재활병원을 건립하고, 해외에선 장난감 블록인 ‘브릭’ 기부를 통해 저개발 국가 어린이의 교육을 돕는 사업을 펼치겠다는 겁니다. 지난 1월 새로운 수장으로 올라선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의 첫 공식 석상의 발표가 바로 사회공헌에 대한 약속이었던 겁니다. 넥슨은 지난 8년여간 청소년 코딩대회, 책방 지원 등 사회 공헌에 600여억원을 기부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넥슨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약 2조3000억원에 영업이익 약 8800억원을 거두며 창사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실적이 좋으니, 이렇듯이 사회공헌사업도 적극적일 수 있겠네요.
그렇다면 올해 넥슨의 성장 가능성은 어떻게 점칠 수 있을까요. 먼저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가 앞으로 선보일 신작 게임과 조직개편에 따라 그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정헌 대표가 취임하고 바로 출시한 게임 신작이 ‘야생의 땅: 듀랑고’인데요. 다시 시작된 공룡시대에서 캐릭터들이 생존게임을 벌이는 게임입니다. 듀랑고는 사전 예약자 수만 200만명이 몰릴 정도로 유저 관심이 높았던 대작이었습니다.
하지만 출시 첫날부터 접속장애 등이 발생해서 이용자의 불만이 높았었죠. 원래 모바일 게임은 출시 초기에 게임 안정성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모바일 게임을 해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게임을 다운로드 받고 흥미가 없으면 바로 삭제하기 쉽죠. 그래서 초반에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성공할 수 있다고 합니다. 듀랑고는 5년 이상 넥슨이 공을 들인 게임입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이정헌 대표가 호된 CEO 신고식을 치렀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럼에도 듀랑고는 초기의 미스를 만회하고 순항 중입니다. 누적 다운로드도 350만건에 이릅니다. 초기 악재를 딛고 이정헌 대표가 반등에 성공하고 있는 셈입니다. 원래 이정헌 대표는 게임 사업에 일가견이 있습니다. 올해 40세인 그는 2003년 넥슨코리아에 입사해 사업본부장, 사업총괄 부사장을 지내 15년 만에 CEO 자리에 오른 샐러리맨 신화를 이룩했습니다. 현재 넥슨을 대표하는 게임인 ‘피파온라인3’의 흥행도 그가 이끌어냈습니다. 특히 모바일 게임 가운데는 ‘다크어벤저2’ ‘AxE(액스)’ ‘오버히트’ 등을 성공시켰습니다.
이정헌 대표는 회사에서 중요한 사업과 프로젝트가 있으면 항상 앞에 나서서 의견을 내고 대중에게 직접 설명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또 다른 변화는 경영전략 측면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넥슨은 그동안 많은 게임을 연달아 출시해서 대중들이 히트작을 고를 수 있게 하는 다다익선 전략을 고수했습니다.
이정헌 대표는 좀 다르다고 합니다. ‘선택과 집중’형 스타일입니다. 게임 신작을 1개 만드는데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이 소요되기 때문에 신중하게 만들자는 겁니다. 그래서 게임 하나를 개발해서 출시할 때도 오픈 기한 때문에 서두르지 말고 개발자들이 집중해서 제대로 준비하자는 게 그의 경영철학입니다.
앞으로 넥슨은 모바일 시장에서 선전을 해야 지속가능한 성장을 노릴 수 있습니다. 요즘 보면 흥행 면에서 넥슨은 히트작이 적습니다. 반면에 넷마블게임즈와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시리즈로 지난해 모바일 게임 상위권을 모두 휩쓸고 있습니다.
넥슨은 자체 매출은 크게 늘렸지만 성장률 면에서는 넷마블이 1위로 올라섰습니다. 2016년까지 10년간 성장률 면에서 1위를 지켜온 넥슨 입장에서 아쉬움이 크겠죠.
모바일 게임에서 다시 한 번 주도권을 잡아야 넥슨의 넥스트 10년이 보장됩니다.
최근 출시한 듀랑고는 그래서 중요한 신작입니다. 듀랑고는 출시 전부터 글로벌 시장을 노리고 만든 게임이라는 각오로 제작했습니다. 아무튼 이정헌 대표가 듀랑고의 고삐를 쥐고 안방에서부터 해외시장까지 어떻게 전진할지 궁금합니다.

- 글 : 장은정 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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