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떨어지면 사기도 떨어져
지난 주 이 컬럼(금년에 꼭 하고 싶은 10가지)이 나간 후 몇 분 CEO의 의견이 본인에게 전달됐다. 그 컬럼 가운데 (3)항에 관해서 관심을 보여주신 CEO들께 감사한다.
3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목표 위주의 경영을 하자. 인건비 상승률보다 높은 매출상승률, 매출상승률보다 높은 이익상승률을 추구하자.”
자동차 부품 업체를 경영한다는 K사장은 이익이 많이 나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매출을 높이는 것 역시 중요하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매출이 늘지 않고 멈추거나 오히려 줄면 CEO는 물론이고, 사원들의 사기가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대출을 해주는 금융기관에서는 매출이 작년과 같다거나 줄었다면 마치 무슨 죄 지은 사람처럼 대하려 드는데 뽀족한 수 없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성장위주의 경영도 때로는 병이다
K 사장의 고민이 우리나라 중소기업 경영자의 고민을 대표한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우리들의 고정관념 속에는 ‘성장’이라고 하는 뿌리 깊은 징크스가 하나 있다.
70년대 경제성장의 주역들은 모든 것을 성장 위주로 결정했다. 성장하지 않는 어떤 것도 칭찬할 수 없는 것으로 돼 버렸다. 기업은 오직 성장으로만 존재가치를 찾을 수 있었다.
그 결과 오늘날 우리가 보는 정경유착이 이 나라 경제를 30여년 이상 멍들게 했다. 군사정권은 물론이고 그 이후의 정권도 대기업과 검은 파이프라인을 통해 돈을 주고 받았다.
기업은 오직 성장하기 위해서 정치 쪽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었다고 본다.
성장을 추구하려니 정치의 유력자와 줄을 대야 했다. 때로는 거기서 더 큰 부가가치를 얻을 수도 있었지만, 성장 위주의 기업이 골병드는 현상은 지금 우리들 눈 앞에 전개되고 있는 그대로다.

21세기 경영 목표는 부채 없는 회사
K사장의 고민도 이해가 간다. 지금 이 순간의 사원들의 사기는 기업의 내일을 좌우한다. 성장이 보이지 않으면 사원들은 헛일했다고 한숨 짓는다. 때로는 성장하지 않는 기업을 버리고 다른 직장을 찾아가기도 한다.
금융기관도 마찬가지다. 성장위주 경제 강공 드라이브에 동참했던 금융기관들은 성장을 기업평가의 잣대로 쓰기도 했다.
그러나 CEO는 알아야 한다. 이익이 없는 성장은 오직 부채의 증가일 뿐이다. 이익을 내지 못하고 매출만 늘어난다면 그 기업은 점점 더 큰 빚더미에 앉을 뿐이다. 빚 많고 큰 회사 보다는 작지만 빚 없는 회사가 좋은 회사다.
금융기관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 매출 위주로 가는 CEO가 있다면 그는 디지털 시대를 역행하는 아나로그형 인간일 것이다.
이제 중소기업의 CEO는 마땅히 부채 없는 기업 운영을 목표로 해야 한다. 지난 주 이 컬럼 3항의 요지는 바로 ‘부채 없는 경영, 대출 안받는 회사’를 지향하자는 것이었다.
이익의 성장 없이 매출성장 일변도의 회사는 CEO의 허리를 휘게 하고 사원들의 복지 문제에 먹구름이 끼게 할 것이다.
이제 21세기는 CEO에게 돈이 없을 때는 꾸지 말고, 회사를 잘 경영해서 차라리 투자를 받으라고 권유하고 있다. 그것이 새로운 시대의 CEO가 추구해야 할 목표이다.

한국네트워크마케팅협회 회장
smileok@knm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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