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팩토리를 여는 사람들]㈜솔리드이엔지 이수영 대표

▲ ㈜솔리드이엔지 이수영 대표

기업을 경영하면서 비용부담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비용부담이 커지고 인력을 추가로 채용해야 하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스마트공장을 도입하는 것이 이에 대응할 또 하나의 선택지가 되고 있다.
3차원(3D) 설계, 시뮬레이션, 제조, 설계관리 등 모든 과정을 해결할 수 있다면 시행착오를 줄이고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솔루션을 접하려 대전에 있는 솔리드이엔지를 찾아갔다.
솔리드이엔지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스마트공장의 구축에 필요한 3차원 제품수명주기관리(PLM·Product Lifecycle Management) 분야에서 선도 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항공·자동차·산업기계·바이오·에너지·소비재·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800여개 고객사에 솔루션과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매출도 지난해 960억원을 기록해 2014년 480억원에 비해 두배로 증가했고, 전국에 6개 지사를 두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중소기업 맞춤형 공장솔루션 제공
대전 본사 사무실에서 이수영 대표(사진)를 만났다. 그는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박람회인 ‘CES 2018’에 참가해 재활 정형분야 3차원 설계 툴인 ‘MediACE3D’을 선보이고 호평을 받았던 얘기를 먼저 꺼냈다.
“이번 CES에서 3차원 모델을 기반으로 환자 개인에게 맞는 맞춤형 3D 프린팅 보조기를 제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참관객들의 이목을 집중 시켰습니다”.
이 대표는 이어 “국내 최초이지만 설계 툴에 교정 기능과 자동화 설계 프로그램을 탑재했다는데서 반향이 컸고 저희도 적잖이 놀랐습니다. 조만간 메디컬, 헬스케어 분야에서 가시화된 성과를 낼 수 있을 겁니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는 솔리드이엔지가 ICT솔루션사업 뿐만 아니라 3차원의 가상현실, 증강현실 제품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는 미래사업 연구부문에서도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솔리드이엔지는 2003년 3D CAD(컴퓨터 응용설계), CAM(컴퓨터 응용가공), CAE(컴퓨터 응용해석) 영업에서 출발해 3D PLM으로 제품 라인업을 확장해 이 분야에서는 국내 1위로 성장했다. 3D 솔루션 분야의 글로벌 리더인 프랑스 다쏘시스템의 공식 파트너이기도 하다.
지금은 ICT솔루션사업 뿐만 아니라, 3D PLM 플랫폼을 기반으로 가상제품의 설계와 해석, 생산은 물론이고 가상공장 구축, 가상공장 운영, 데이터 분석 등을 지원해 나가겠다는 큰 방향을 잡았다. 이를 통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과 연계하고 고객인 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생산성을 높여 주는 게 목표다.
정부는 최근 중소기업의 혁신성장을 유도하기 위해 2022년까지 스마트공장 2만곳을 구축하기로 했다. 스마트공장은 제품의 기획부터 설계, 생산, 유통·판매까지 모든 생산과정을 ICT기술로 통합해 공장을 자동화·디지털화하는 것이다. 최소비용과 시간으로 다품종 대량생산이 가능해져 생산성이 개선되고, 가격과 품질에서 경쟁력을 높이게 된다. 중소기업의 관심을 받는 이유다.
스마트공장은 ICT를 활용하는 정도와 수준에 따라 설비데이터 자동집계나 자재 흐름을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하는 중간1 수준부터 설비 제어 자동화 및 실시간 의사결정이 가능한 중간2 수준, 그리고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이용해 자가 진단과 제어 능력으로 지능형 생산이 가능한 고도화 수준까지 구분된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는 스마트공장을 구축한 기업의 76.4%가 기초적인 ICT로 실적집계와 제품 생산이력을 관리하는 정도인 기초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수영 대표는 “현재와 같이 기초수준에 그치고 있는 스마트공장은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솔리드이엔지가 재정적으로 여의치 않은 중소기업을 위한 맞춤형 스마트공장 솔루션인 ‘SmartACE’를 자체 개발해 구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소기업에게 맞는 가성비를 높인 솔루션이 나온 것이다.

ICT기반 디지털 경영 추구해야
그러면 중소기업이 스마트공장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물어봤다. 자연스럽게 돌아오는 대답이 있었다. 그는 “비용이 걱정인 기업의 입장에서는 원가절감이 가능한 동남아 등으로의 이전을 검토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4차 산업혁명의 대표적 사례로 소개되고 있는 아디다스의 스피드 팩토리를 보세요. 중국, 베트남 등의 해외공장에서 노동집약적으로 생산하던 신발을 로봇과 3D 프린터를 활용해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비용과 납기를 줄여 다시 독일로 되돌린 사례입니다. 우리 중소기업들도 스마트공장을 만들어 생산성과 품질, 납기와 비용을 컨트롤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기업은 하드웨어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ICT기업으로서 중소기업 CEO에게 조언을 해 줄 것이 있는지 물어봤더니 이수영 대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중소기업 CEO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가져야할 키워드는 디지털 변혁(Digital Transformation)”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는 이어 “아날로그 형태로 하던 기업경영을 디지털화하고, 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나 제품, 서비스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한다. 그러면서 “중소기업 CEO는 전사적 자원관리(ERP), 공급망 관리(SCM), 제품수명주기관리(PLM) 등의 기간 시스템과 더불어 그 회사가 가진 핵심경쟁력이 어디서 나오는지 다시 돌아보고 디지털로 전환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다 알기 쉽게 설명해달라고 했다.
“2D와 3D 차이로 설명해 보죠. 2차원 도면을 가진 기업은 모든 직원이 머릿속으로 형상을 유추해야 합니다. 직원 중 한명이라도 형상을 잘못 이해하고 있으면 그로 인한 손실도 커겠지요. 3차원 모델이 없으니 가상해석을 할 수도 없고, 제품 시험은 비용이 수반되는 실물을 만들어 테스트해야 합니다. 그만큼 의사결정이 늦어지고 비효율도 늘어나지 않을까요.”
이 대표는 “스마트공장을 구축하기 위한 소프트웨어가 만능의 도깨비 방망이는 아닐 것”이라며 “공장 바닥의 청소부터 시작해 제품을 만드는 공정의 흐름에 방해가 되는 요인이 없는 지 살펴보는 것이 무엇 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대기업은 합작이든 투자를 유치하든 해외로 진출하든 스스로 할 수 있는 여력이 된다”며 “정부가 해야 할 것은 중소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이해와 도움으로 밥을 먹여주기 보다는 밥을 짓는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은 저희 같은 ICT기술력과 경험을 갖춘 업체로부터 지원을 받아 인프라를 구축하고 스마트공장을 운영하는 사람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정부와 민간이 함께 하면 시너지가 나지 않을까요.” 스마트공장을 여는 열쇠도 중소기업 CEO의 관심과 의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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