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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걸려 탄생한 무반죽 빵, 순식간에 동나죠”[희망 더하기 자영업 열전]권순석 소울 브레드 대표
이권진 기자  |  goenergy@kbiz.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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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0호] 승인 2018.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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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순석 소울 브레드 대표

프랜차이즈 빵집의 천국이라는 한국에는 동네빵집 수가 2016년 기준 1만1000여개에 달한다. 그 가운데 70%가 대기업에서 경영하는 브랜드 빵집들이다. 그런데 늘 같은 빵만 먹던 이들이 언젠가부터 다른 동네의 ‘이름 없는 빵집’들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덕분에 전국의 빵순이, 빵돌이들로 인해 ‘빵집 순례’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서울시 서초구 우면동의 아파트 상가에도 작은 동네 빵집이 하나 있다. 평범한 빵집 같아 보이지만, 이제는 동네 사람들뿐만 아니라 각 지역에서 또 해외에서까지 찾아오는 고객들로 오후 2시면 빵이 다 팔리기도 한다다.
권순석(사진) 소울 브레드 대표는 매일 신선한 빵을 만들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상가 거리도 아니고, 일반 아파트 상가에 이렇게 유명한 빵집이 있다고 하면 의아해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창업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상권 분석이기 때문이다. 
“사실 굉장히 외진 곳이죠. 지하철역에서도 멉니다. 하지만 번화가라면 금방 경쟁 업체가 생길테고 그러면 무너지겠죠. 이곳으로 손님을 끌어 모으겠다 생각했죠.”
인기가 어느 정도냐 하면 오전 11시에 오픈해서 오후 2시에 빵이 다 팔리는 적도 많다. 하루에 100명이 넘는 손님을 만난다는 권순석 대표는 더 많은 양의 빵을 만들 수 없다고 한다. 그 이유는 그가 고수하고 있는 ‘그만의 빵 만들기 방식’ 때문이다. 무반죽, 100%사워 도우(천연발효종), 저온 숙성 등 3가지는 소울 브레드만의 원칙이다. 
“제가 기본적으로 소화 기관이 좋지 않아요. 제가 먹을 수 있는 빵을 만들다 보니까 처음에 유기농 재료로 빵을 만들었는데, 이스트로 반죽을 하니까 글루텐이 생기면서 제 몸엔 안맞더라구요. 보통, 건강빵이라고 하면 이 글루텐을 줄여야 해요. 그러다가 우연히 ‘무반죽 책’이라는 걸 만났죠.”
무반죽으로 빵을 만들 수 있을까? 권순석 대표는 “빵을 만들려면 물, 소금, 밀가루, 이스트 등 4가지 재료가 필요하다”며 “이 재료들을 섞기만 하고 반죽을 하지 않는 것이 그게, 무반죽”이라고 말한다.
빵에 꼭 필요한 재료인 이스트 대신에 천연 발효종을 사용하면 어떤 맛이 날까? “이스트는 빵의 풍미도 살리고 빨리 만들 수 있는 효모입니다. 대량 생산하는 제품에는 필요한 재료지만 저처럼 건강빵을 만들자 하는 제빵사한테는 불필요하죠. 빨리 대신 천천히를 택해서 ‘사워 도우’라는 천연 발효종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빵에 인간이 인위적인 관여를 최소화 하는 방식이죠.”
보통 빵집에서 빵 만드는 방식이 아닌 무반죽, 천연 발효종 그리고 저온 숙성(25℃)을 방법을 택하다 보니 빵 하나를 만드는데 이틀이 걸린다고 한다.
원래 권순석 대표는 빵을 전문적으로 만들어 오던 기술자가 아니었다. 17년간의 출판업계에서 일하며 출판사 사장이된 그는 어느 날 갑자기 제빵사가 됐다.
“그 전에 출판사를 운영했는데 망했죠. 몇십년 동안 그 일만 하다 세상에 나왔는데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는 거예요. 완전 아무 능력이 없는 사람처럼. 아내와 초등학생 아이들 둘이 있고, 가족들이 있는데요. 책만 보고 서생처럼 살았는데 막노동을 할 수도 없더라고요. 그때, 딱 빵을 해보고 싶더라고요.”
수많은 창업 아이템 중에서 빵집을 선택한 이유는 특별하지 않았다. 원래 취미가 요리였던 권 대표는 예전부터 친구들 오면 떡볶이도 해주고 집에서도 저녁 반찬이나 아이들 간식도 아내보다 더 자주 만들곤 했다. 그러다가 ‘홈 베이킹’에 관심을 갖게 된 권 대표는 그때 책이랑 유튜브 통해서 베이킹 공부를 본격적으로 한 것이다.
소울 브레드는 창업 자본금 5000만원으로 시작한 영세한 동네 빵집이다. 그나마 중고로 구매한 제빵용 오븐을 만나면서 그는 성공의 확신이 들었다고 한다.
“저 오븐이 굉장히 좋은 오븐이거든요. 한때 정말 잘 나가는 빵집에서 사용했던 오븐이에요. 그게 인생 1막을 화려하게 보내고, 중고 시장에 나와 있더라고요. 딱, 제 모습 같았어요. 저 오븐을 보는 순간 같이 한번 잘 해보자 악수하고 망설임 없이 데려왔죠. 쓰면 쓸수록 마음에 들어요.”
이제는 제빵사라는 직함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권순석 대표는 자신의 열정과 노력을 담은 30여가지의 빵을 매일 선보인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그는 주5일 근무(일요일·월요일 휴무)를 한다고 한다. 자영업계에서는 매출과 직결되니 쉽지 않은 선택이지만 조금 내려놓으면 만족도는 자연스럽게 오른다고 한다. 그의 경영 철학이기도 하다.
권순석 대표는 상권을 전혀 신경쓰지 않고, 마케팅도 따로 하지 않는다. 그리고 생산성도 다른 빵집 대비 숙성기간이 길어 뒤처진다. 그럼에도 그의 가게에는 빵맛을 아는 사람들이 찾아와 오래 머물다 간다. 권 대표의 빵집 경영은 느림의 철학 속에서 답을 찾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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